‘늘푸른 자립학교’ 첫 수료식연극-역할극 통해 상처 치유… 인턴십으로 자활의지 키워
설 연휴 전인 1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작은 단독주택 건물에서는 ‘수료식’이 열렸습니다. 이곳은 가출 후 성매매 피해를 본 16∼19세 여학생들에게 자립과 자활 기회를 지원하는 ‘늘푸른 자립학교’입니다. 지난해 9월 개교한 뒤 첫 학기를 마쳤습니다.
본보 2009년 10월 2일자 A20면 참조
▶ 활짝 열린 교문… “아픈 상처 씻고 꿈 키워요”
개교식 때 처음 만나 그동안 연락만 주고받았던 학생을 이날 5개월 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동안 뒤처졌던 공부를 위해 다시 교과서를 샀습니다. 매주 연극 수업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고요. 역할극을 통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 그리고 사회를 향해 마음을 여는 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또래 여고생들처럼 교복을 입고 놀이동산으로 시끌벅적한 소풍을 다녀오기도 했죠.
아이들은 앞으로 2기 과정으로 올라가 고입 검정고시 공부를 하거나 일반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게 됩니다. 밤마다 길거리를 헤매고 돈이 떨어질 때마다 잘못된 선택을 되풀이하던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이제는 학교에 가서 기쁘고 꿈이 생겨서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 모든 변화가 있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개월, 140일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조금 더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어른들, 그리고 ‘패자부활’의 기회를 주는 사회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기 학생들의 수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