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788종 서식… 복원전보다 8배 늘어
서울 청계천에서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이 발견됐다. 청계천에서 천연기념물이 발견된 것은 2007년 황조롱이(323호)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시설공단은 “원앙이 완전히 정착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지만 청계9가에서 동대문 근처까지 서식지를 확대해 시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와 함께 청계천 모든 구간에 살고 있는 동식물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모두 788종의 동식물이 청계천에 살고 있었다. 복원 전인 2003년 98종보다 8배로 늘어났다.
박새, 물총새, 제비는 2006년부터 매년 등장했다. 직박구리, 참새, 까치도 조사 때마다 확인돼 청계천의 생태환경에 적응한 것으로 파악됐다. 갈대, 물억새, 갯버들 등 식물군락이 생긴 덕분에 청계천의 상류와 중류에서도 붉은머리오목눈이와 딱새가 나타났다. 양서류와 파충류 가운데선 서울시 보호종인 줄장지뱀과 고유종인 한국산개구리가 청계천에 살고 있었다. 또 이번 조사에선 참개구리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나타났던 도롱뇽은 이번에 확인되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전문가들은 청계천에 살고 있는 어류와 조류 등은 대부분 한강과 중랑천을 거슬러 올라와 정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총괄한 구본학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자연 상태 하천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서울이라는 대도시 한가운데에 인공적으로 복원한 하천으로는 자연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많은 수의 동식물이 매년 조사에서 거듭 확인되고 있어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류 생태계와 달리 상류는 아직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몇 년 전에는 일부 구간에서 쥐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미국쑥부쟁이 등 외래 위해종이 늘어나는 것도 걱정거리다. 신답철교 하류 구간이 특히 문제다. 고유종이 밀려나고 생명력이 강한 위해종이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올 3월부터 제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