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를 채택 중인 국산 스마트폰이 해킹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숭실대 컴퓨터학부 이정현 교수팀은 스마트폰으로 무선 랜(WiFi)을 통해 웹사이트에 접속해 소액 결제를 할 때 문자메시지(SMS)로 전송되는 인증번호 등을 가로채 타인의 스마트폰 번호로 최대 20만 원까지 결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윈도우 모바일 6.1을 채택한 국산 스마트폰 4종에 해킹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이 교수는 해킹을 시연하기 위해 웹 사이트를 통해 피해자의 단말기에 감염되는 트로이목마 바이러스(시스템에 숨어 특정 정보를 빼내는 바이러스)를 제작했다. 무선 랜으로 바이러스가 있는 웹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감염된 피해자의 단말기는 사용자가 성인 인증 등을 받기 위해 입력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전화번호를 몰래 저장했고 해커의 스마트 폰에 내장된 바이러스 컨트롤 프로그램이 무선 랜으로 이를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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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 폰의 속성상 기존 인터넷상의 보안 위협에 똑같이 노출될 수 있다"며 "국산 스마트폰 상당수가 채택 중인 윈도우 모바일은 다른 운영체제와 달리 확인되지 않은 코드도 일단 설치만 하면 제한 없이 실행되도록 하고 있어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험에 사용된 해킹툴은 대학 3~4학년 전공자라면 어느 정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초보적인 수준이라 심각성이 더하다"고 지적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