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83달러 넘어… 달러화 약세로 더 오를듯
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41달러(1.7%) 상승한 83.17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1996년 2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유가는 이날 오전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지난주 재고량 발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13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치인 100만 배럴 감소와는 상반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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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강세인 통화를 보유한 구매자들의 경우 달러로 표시된 원유와 상품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 애널리스트인 엘리스 에클랜드 씨는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여유 자금이 원유 등 투자상품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 동북부 지역 등 세계 곳곳의 한파로 연료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 석유중개사인 PVM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허프턴 씨도 “최근 날씨가 석유 관련 주요 뉴스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중국 베이징부터 영국 런던, 미국 뉴욕, 플로리다까지 북반구가 얼어붙어 유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난방유의 약 80%를 소비하는 동북부 지역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난방 에너지 수요가 치솟을 것이라는 것. 칼리온 은행의 크리스토프 배럿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파가 난방유 수요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미 기상청은 이번 주 난방유 수요가 예년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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