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 이끌어 가는 이야기 솜씨 뛰어나
조성기 씨(왼쪽)와 권영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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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 중편소설 분야의 최종 심사에 오른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적 상상력의 폭이 넓지 않다. 왜 중편소설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탐구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최종 심사 과정에서 주목한 작품은 ‘아직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정유경), ‘동굴’(조이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 화요일’(김요안) 등이다. 김요안 씨의 작품은 주인공의 내면 의식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형상화 과정이 설득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형 집행을 목전에 둔 사형수라는 타자의 환영을 불러들여 자기 내면을 드러내는 이 작품은 그 특이한 소설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사 내적 역동성을 살려낼 어떤 동기가 결여된 느낌이다.
조이헌 씨의 경우는 고래 해체라는 특수한 작업의 현장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이 장면과 짝을 이루고 있는 암환자의 이야기는 공감을 얻어내기 어렵다. 지나치게 상투적인 설정이거나 작위적인 구도 때문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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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문학평론가 조성기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