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정부와 입장차 커 배제”… 업계 반발
국토해양부가 벨기에에서 열린 항공회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양대 항공사를 배제해 항공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들이 항공회담에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하던 전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조치라는 것이 항공업계 주장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주당 3회, 아시아나가 4회 등 총 7회 운항하고 있는 운항권을 늘리기 위해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벨기에 간 항공회담이 열렸다. 지난달 국토부는 두 항공사에 회담 의제에 대한 의견과 참석자 명단을 요청했고, 이에 두 회사는 참석자 명단 등 관련 서류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달 초 국토부는 회담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두 회사에 통보했다.
한-벨기에 항공회담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두 항공사는 개별적으로 브뤼셀에 갔지만 회담장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벨기에 항공화물 노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때마침 유럽 체류 중인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상무가 직접 브뤼셀 회담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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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회담 의제에 관해 정부와 항공사 간 견해차가 커 항공사를 배제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이번 조치가 ‘항공사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국토부가 운수권을 배분하면서 절차를 어겼다며 국토부를 상대로 낸 ‘운수권 배분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선고가 24일로 예정돼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