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오바마 구상’ 담은 단일안 5표차 아슬아슬 가결
만면에 웃음을 지은 채 의사봉을 힘차게 두드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참으로 멋진 밤”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즉각 성명을 내고 “미국 보건의료개혁의 완수까지 이제 단 두 걸음만 남았다”며 “상원도 법안을 심의, 가결해 올해 말까지 법안에 서명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 국민 96% 건강보험 혜택… ‘오바마 구상’ 그대로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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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보험을 제공하는 기업은 피고용인에게 의무적으로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개인 및 기업에는 가구당 최대 1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법안은 또 보험회사가 개인의 병력(病歷)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 대상 사유를 제한하거나 높은 보험금을 부과하지 못하게 했다.
이날 최종 표결에 앞서 하원은 법안내용 가운데 낙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수정안을 가결했다. 공화당이 주도한 이 수정안에는 민주당 의원 64명이 무더기로 찬성해 민주당 지도부를 당혹하게 했지만 결국 최종표결에서 민주당 내 보수 성향 의원들의 이탈표를 막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 곳곳 지뢰밭… 연내 처리 불투명
하원의 관문을 통과한 보건의료개혁은 연내 개혁 완수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여정을 남겨두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달리 상원 민주당 사령탑인 해리 리드 원내총무는 최근 “우리는 어떤 시간표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인들이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보건의료개혁 연내 완수 목표에 대놓고 반기를 든 것은 아니지만 당내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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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