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부동산 시장에 지형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가공할 만한 연면적을 활용하기 위해 몰려드는 고정인구와 유동인구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00층 이상의 빌딩이 들어서면 2만 명의 고정인구가 들어오고 하루 유동인구는 5만 명이 증가한다.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서울 마포구의 상암DMC 빌딩이다. 지상 133층, 640m 높이로 연면적만 72만5000m²에 달하는 상암DMC는 강남파이낸스센터의 3.6배에 이르는 대형빌딩이다. 133층에는 전망대와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서고 131∼132층에는 방송 시설과 레스토랑, 85∼130층에는 6성급 고급호텔, 47∼84층은 주상복합아파트, 9∼46층은 사무실, 1∼8층은 백화점과 영화관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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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지하철 2호선 잠실역 부근에는 123층으로 최근 설계 변경돼 공람 중인 잠실슈퍼타워가 공사 중이다. 서울 용산구에는 665m, 106층짜리 드림허브 프로젝트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용산역과 국제여객터미널 등이 결합돼 유동인구가 하루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에서는 올해 말 151층 높이의 송도 인천타워가 착공될 예정이고 부산에도 108층짜리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롯데타운을 비롯해 센텀시티에 108층 높이의 월드비즈니스센터와 해운대에 117층짜리 관광리조트 등 3개의 초고층 프로젝트가 주상복합시설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초고층빌딩은 대부분 호텔, 백화점, 쇼핑몰, 업무시설, 문화시설을 기본으로 담고 빌딩의 상당 부분을 주상복합아파트로 분양해 공사대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100층 이상 빌딩의 건축비가 50층 빌딩의 3배 이상 들고 해외설계비와 컨설팅비용까지 포함하면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 해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면 3.3m²당 6000만∼7000만 원이 넘을 수도 있다.
반면 2001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후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빌딩을 주거 시설로 개조했다는 한계를 지니는 주상복합아파트는 공기 순환이 잘 안 되고 미닫이창 대신 앞뒤로 여는 프로젝트창이 설치돼 온실처럼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워 주거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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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스플랜 봉준호 대표 drbong@dakspl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