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부가판권시장 붕괴‘합법 내려받기’ 캠페인 펼쳐
1139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됐지만 불법 파일 유출로 326억 원의 피해를 본 영화 ‘해운대’.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세계를 상대로 ‘한류 열풍’을 수출하는 한국 영화가 불법 파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기도 전에 일부 영화제 출품작이 웹하드에 유출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영화 무료 다운로드는 불법’이라는 인식도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져 2005년에는 조사대상 65.3%가 ‘무료 다운로드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2006년에는 56.6%, 2007년 46.8%, 2008년 42.8%로 하락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무료 다운로드로 인해 한국 영화의 부가판권시장이 붕괴될 처지에 빠졌다는 것.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영화 시장에서 극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78.3%로 인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이나 영국은 극장 매출 비율이 28% 남짓하며 70%를 웃도는 수익을 2차 판권으로 창출한다. 이런 현실은 한국에서는 DVD를 비롯해 적지 않은 수익을 낳는 홈비디오 시장이 급속히 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2차 판권 수익이 급감함으로써 재투자할 몫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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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수익 구조가 이처럼 한계에 이르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영화 제작사도 늘어나고 있다. 영진위가 발표한 ‘2008년 한국 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2006, 2007년 각각 전년 대비 ―68%, ―49%까지 떨어진 한국 영화 수출액은 지난해 40% 상승했다. 최근에는 기획 제작부터 함께 하는 해외 합작프로젝트나 감독을 비롯한 영화 인력의 교류로 확대되는 추세다. 영화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일본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티조이(T-JOY)’와 2010년 4월 합작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불법복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대신 저렴한 가격(2500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일회용 DVD도 출시된다. 유통기한이 48시간인 일회용 DVD ‘DVD POP’는 12월 중순부터 편의점을 통해 판매된다. 배급사로부터 판권을 사들여 제작되는 일회용 DVD는 소비자가 진공 포장을 뜯으면 유통기한 이후 콘텐츠가 사라진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