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치료제 ‘프릴리지’ 작용원리와 사용법 신경전달물질 분비 늘려 사정늦춰 임상시험 참가자 만족도 70% 넘어 65세이상 현재론 처방 못받아 두통-어지러움 등 부작용도 고려
남성들의 고민인 조루도 약으로 조절하는 시대가 왔다. 20일 먹는 조루치료제 프릴리지의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 제약사 얀센의 임상시험 결과 프릴리지 복용 후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3배가량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 한국얀센
○ 세로토닌 분비 늘려 사정 지연
프릴리지는 최초로 개발된 먹는 조루치료제다. 1팩에 3알이 들어 있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사진 제공 한국얀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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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루는 뇌작용에 따른 질환이다. 사정이 이뤄질 때는 뇌 안의 사정중추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급속한 속도로 고갈된다. 성적 자극에 예민한 사람은 이 고갈 속도가 훨씬 빠르다. 프릴리지는 세로토닌의 양을 의도적으로 늘려 고갈되는 속도를 늦추는 원리다.
○ 한국인 ‘사정 시간’ 3배 이상 길어져
프릴리지가 국내에서 처방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임상시험 결과는 효과가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얀센은 수년간 143개국에서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특히 1162명의 중증 조루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종 3상 임상시험에서는 사정시간이 평균 3, 4배 길어졌다.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1분 미만이었던 남성은 약을 복용한 후 2분 이상으로 길어졌고 가까스로 1분을 넘겼던 남성도 4분 이상으로 길어졌다. 임상시험에는 한국인 환자 451명이 참여했다. 2005∼2006년에 진행된 이 임상시험에는 당초 200명의 한국인이 배정돼 있었는데 참가자가 폭주하면서 당초 배정 인원의 두 배가 넘는 451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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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남용은 절대 금물
프릴리지는 조루증으로 진단받은 만 18∼64세의 남성만 처방받을 수 있다. 임상시험이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별도의 임상시험이 진행돼야 노인들도 이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신장이나 간 기능이 크게 떨어진 사람,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이 약을 먹으면 안 된다. 임상시험에서 이 약의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어지럼, 두통 같은 부작용이 일부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부작용이 곧 사라지지만 만성질환자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항우울제나 편두통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도 프릴리지를 먹어서는 안 된다. 항우울제 같은 약물은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데 프릴리지까지 먹으면 세로토닌 분비량이 너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릴리지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의약분업이 적용되지 않는 일부 지역에서도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다. 비아그라가 출시됐을 때 가짜 비아그라가 널리 유통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제약사 측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3개를 한 패키지로 묶었다. 낱개로 판매하는 것은 모두 가짜라는 얘기다. 개당 가격은 30mg짜리를 기준으로 일반 약국에서 1만5000원 내외로 살 수 있다.
(도움말=박남철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박종관 전북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