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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로또’ 밍크고래, 왜 그리 흔할까?

입력 | 2009-10-10 08:07:00


우리나라에서 포경은 1986년 모라토리엄과 함께 금지됐다.

다만 우연히 그물에 걸려 죽은(혼획) 고래는 예외로 인정해 팔 수 있게 허락됐다. 그러나 모라토리엄 이후 전세계에서 유독 우리나라와 일본 만이 이전 수준의 식용 밍크고래가 혼획이라는 명목 하에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10일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국제적 고래연구가인 미국 오리건주립대 스캇 베이커 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지난달 16일 울산에서 ´한국의 고래 과연 돌아오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도 한 스캇 베이커 교수는 그간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혼획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국제포경위원회가 인정한 세계적 고래연구가인 스캇 베이커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혼획되는 밍크고래는 80~160마리에 이르며 일본도 100여 마리에 이른다.

과학적 측정이 시작된 199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혼획된 밍크고래는 130여 마리에서 80마리로 오르내리다 2001년 160여 마리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100여 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1996년 이후 30여 마리 수준을 유지하다 2001년 90마리를 넘어 현재까지 120여 마리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00년 30마리 수준에서 2001년 90여마리 수준으로 3배 이상 뛰었는데 이는 일본에서 고래혼획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법적으로 느슨해지면서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 스캇 베이커 교수의 분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혼획 여부는 죽은 고래에 작살 흔적이 있느냐에 따라 판단된다.

반면 2003년 기준 호주나 멕시코, 뉴질랜드는 한 해 혼획된 밍크고래가 1마리에 불과했다. 브라질·영국·스페인이 2마리였으며, 오만이 3마리, 아이슬란드·남아프리카가 4마리, 덴마크 5마리, 미국이 6마리에 불과했다.

같은해 우리나라는 84마리, 일본은 112마리였다. 참고로 고래고기 재료로 가장 선호되는 고래가 밍크고래로 이를 일반 식용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다. 대중적으로 돈을 주고 사고 파는 나라도 일본과 대한민국 뿐이다.

이런 이유로 눈 가리기식 혼획이 성행한다는 분석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오영애 간사는 "혼획된 고래를 사고 파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진짜 밍크고래가 혼획됐을 경우 경매 대신 어민들에게 어구 피해 등에 대해 심사를 통해 보상해 주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밍크고래 한 마리면 수천 만원의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이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오 간사는 "밍크고래가 고가에 팔리는 현실에선 이러한 눈가리식 혼획이 근절되지 않는다"며 "고래를 식용 대상으로 보기 이전에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이 필요하다. 국제협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에서 고래고기가 유통되는 식당은 현재 80여 곳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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