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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투데이]비관론과 낙관론 사이… 투자는 결단이다

입력 | 2009-05-29 02:57:00


시장이 지난해 바닥에서 50% 이상 상승하면서 경기회복 논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증시 상승은 정부의 유동성 공급과 단기간 급락에 대한 자율 반등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베어 마켓 랠리에 불과하고 경기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증시 상승이 착시 현상을 일으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자산 가격 거품을 재연시켜 결국 더욱 모진 매를 맞게 할 것이라는 논지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근 다소 호전되고 있는 경기는 다시 긴 조정 과정을 거친 뒤 ‘W자’ 모양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이는 ‘L자’ 모양의 장기침체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W자’나 ‘L자’형을 주장하는 비관론도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선진국 은행들의 신용시스템이 아직 복원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다. 주택담보부 채권시장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이고 실업률과 개인부채 조정은 최소 2∼3년이 걸려야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 또 시장이 호전되면 대다수 금융회사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나 부실자산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상승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최근 신흥시장 경제가 호전된 것은 선진국의 재고 조정과 통화 재정 정책의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지속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고정자산 투자가 늘지 않고 고용과 소득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제대로 된 경기회복은 2011년에나 가능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긴급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리플레이션(reflation) 현상이다.

반면 ‘V자’ 경기회복을 예측하는 낙관론자는 증시 반등으로 늘어난 ‘부의 효과’를 근거로 든다. 한국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지난해 10월에 비해 250조 원이 늘었다. 정부가 어렵게 마련한 추경 예산이 28조 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이러한 사정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증시는 저점 대비 30∼50% 정도 상승했다. 줄잡아 10조 달러의 부가 지난 6개월 사이 창출됐다. 이는 같은 기간에 금융사들이 대손상각 처리한 부실자산 1조5000억 달러의 6배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여기에 정부의 재정, 통화정책이 더해지면 경기회복은 가속화될 수 있다.

어쨌든 이 모든 논란을 떠나 투자란 아무리 호시절이라도 미래의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확인된 뒤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고정 금리 상품을 사는 것과 같다. 따라서 투자 수익률은 당연히 불확실성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어디까지나 투자자의 선택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