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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러스] 박용택 ‘기선제압포’…“예언 맞지?”

입력 | 2009-04-30 07:54:00


“제 보디가드가 저기 있네요.”

LG-한화전을 앞둔 29일 청주구장. LG 선발 심수창은 덕아웃을 지나치던 선배 박용택(30)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등판하는 날 꼭 한 방을 쳐서 승리를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얘기였다. 농담 삼아 했던 이 약속은 사실상의 ‘예언’이 됐다. 박용택은 올 시즌 네 경기 만에 두 번째 홈런포를 뿜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부터 터졌다. 게임이 막 시작된 1사 2루. 한화 선발 안영명의 초구가 몸쪽으로 조금 높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았다.

힘차게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짜리 선제 결승 2점포. 절치부심 끝에 나온 홈런이라 더 값졌다.

프리에이전트(FA) 이진영의 입단 이후 LG 외야에는 선수가 넘쳤다. 설상가상으로 박용택은 시범경기에서 왼쪽 늑골 부상을 입었다. 개막전에도 못 나가고 한 달을 재활에만 매달렸다. 한 때는 박용택의 트레이드설까지 솔솔 흘러나왔으니 속이 바짝바짝 타는 나날이었다.

그래서였을까. 1군에 첫 등록된 25일 사직 롯데전부터 분풀이를 겸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첫 타석 초구를 쳐서 우전 안타.

6타수 3안타에 2타점 2득점. 시즌 첫 홈런포도 보탰다. 26일에도 5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고, 28일 첫 청주 경기에서는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직한 2루타로 첫 타점을 올린 뒤 3루를 훔쳤다.

매 경기 홈런 또는 2루타를 터뜨리는 물오른 장타력. 빠른 발 때문에 테이블세터로 기용되던 그는 이날 3번 중심타자로 자리를 잡았고, 기대에 걸맞게 활약했다. 올 시즌 네 경기 성적이 타율 0.474(19타수 9안타)에 7타점, 2홈런, 1볼넷이다.

박용택은 경기 후 “지난 겨울 동안 잘 했던 시즌(2004년, 2005년)의 타격 장면을 비디오로 많이 봤다. 그게 아무래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하다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힘이나 집중력을 더 갖고 있는 것 같다. 내 몫을 제대로 해내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청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ㅣ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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