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긴급체포… 허위사실 유포 혐의 조사
“미네르바 이름으로 글 100여건 썼다” 진술
누리꾼들 사이에서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려온 인터넷 경제기고가 ‘미네르바’가 검찰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을 써 온 누리꾼 박모(30) 씨를 7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씨가 지금까지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아고라’에 올라온 100여 건의 글을 모두 자신이 썼다고 진술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 씨는 이전에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증권사에 근무한 적이 있고 해외체류 경험도 있다”고 밝혔던 것과는 달리 전문대 졸업의 학력에 특별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학에 관한 지식도 서적 등을 통해 독학으로 얻은 것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네르바’는 지난해 12월 29일 ‘대정부 긴급공문발송-1보’란 글을 아고라에 올려 “오늘 오후 2시 30분 이후 주요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 공문 전송했다”고 주장하는 등 인터넷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글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즉각 “사실 무근”이라며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미네르바’는 지난해 11월 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난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은 박 씨 외에 여러 명이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내세워 집단으로 글을 써 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