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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혁진]서울 세계적 관광지 되려면 랜드마크 정해 적극 홍보를

입력 | 2009-01-09 02:58:00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금융, 비즈니스 및 정보기술(IT) 산업이 집중해 있는 국제도시이며, 우리나라의 관문 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은 과연 국제적인 관광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을까.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확실히 그렇다”는 답을 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파리, 뉴욕, 홍콩처럼 특정 도시가 관광으로 이름을 떨치기 위해서는 도시가 매력과 재미 그리고 상징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누구도 서울의 매력과 재미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뚜렷이 내세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부터 해외 선진국의 도시들은 앞 다투어 상징성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어 지구촌 사람들을 유인해냈고,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제공해 오랫동안 머물도록 유도했다. 프랑스 파리는 ‘개선문과 에펠탑’으로, 미국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으로, 중국 베이징은 ‘톈안먼 광장과 만리장성’으로 고유의 상징성을 담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등 관광도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역사가 뒤떨어지는 싱가포르는 신화를 바탕으로 ‘머라이언상’을 세웠다. 머라이언은 싱가포르 관광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도쿄타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주쿠에 ‘도쿄도청’을 건립했고 임해부 도심 오다이바에 ‘레인보 브리지’를 건축해 새로운 랜드마크를 찾아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버즈 알 아랍’이라는 7성 호텔이 도시 전체 이미지를 상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어떠한 정책을 시도해 왔을까? 서울이 가진 관광자산은 결코 적지 않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와 창덕궁을 비롯해 N서울타워를 소재로 브랜드화를 시도했고, 청계고가도로를 허물고 청계천을 복원해 친환경적 도시로 이미지를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의 대표적 건축물로 미국과 일본의 교과서에 사진까지 실려 있던 숭례문이 소실되어 체면이 깎이고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숭례문을 잃으면서 서울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랜드마크를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더구나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도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런 배경에서 지난해 ‘2010년 1200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울관광마케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정부도 장단기적으로 서울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광 사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 및 규제 완화 등 세부 전략을 내놓아 서울의 랜드마크를 구체화할 수 있는 홍보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서울은 멀리 보면 한성백제의 수도이자 가깝게는 조선왕조 옛 한양의 무대다. 또한 전쟁의 폐허 속에 세계 역사상 유례없이 급성장한 산업도시다. 이런 덕택에 서울에서는 옛 문화와 현대사회를 함께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숭례문과 함께 복원되어야 할 옛 서울성곽, 유서 깊은 문화유적,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공존하는 도시의 이미지,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축구대회 개최지 등 홍보해야 할 랜드마크가 기다리고 있다.

서울이 경쟁력을 갖춘 국제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서울만의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징 구축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서울의 도시 특성을 살리면서 고유의 랜드마크를 만들어 널리 알리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혁진 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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