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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SCHOOL DIARY]교사 별명은 실력-인기의 ‘거울’

입력 | 2008-12-16 02:59:00


헉! 이번 교시는 ‘수면제’… 와! 다음 교시는 ‘대부’

‘물망초(물리 망치는 초인)’ ‘가가멜(만화영화 개구쟁이 스머프에 나오는 마법사로 착한 스머프를 괴롭히는 악역)’ ‘수면제(모든 학생을 잠에 빠져들게 하는 교사)’….

중고교엔 기상천외한 별명이 많다. 학생들은 “별명을 보면 그 선생님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꼽은 ‘Best 선생님 3’와 ‘Worst 선생님 3’.

유형1=선생님의 인기는 실력과 정비례한다.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어려운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교사, 재미있게 암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알려주는 교사는 학생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 최고다.

김모(18·전북 전주시 완산구) 양은 “유능한 선생님들은 질문을 했을 때 “책 찾아봐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참고할 만한 문제집이나 서적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고 말했다.

이런 교사들은 섬김의 리더십으로 ‘학생만족’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생들이 유독 어려워하는 단원이 있으면 별도의 설명 자료를 만들어 나눠주거나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설명해준다.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도 기울인다. 문학 작품과 관련된 영화를 점심시간에 교내 방송으로 틀어주거나 가수 마야의 ‘진달래꽃’, 양희은의 ‘한계령’ 등 유명 시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중가요를 직접 불러주기도 한다.

인기를 반영하듯 이들에겐 ‘슈퍼맨’ ‘수학드림팀’처럼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영웅이나 긍정적인 의미의 단어가 포함된 별명이 붙는다.

유형2=잘못을 지적하기보단 용기를 북돋아 주고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사.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을 외쳤던 키팅 교사와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교사들은 ‘미다스의 손’ 또는 ‘대부’와 같은 카리스마 짙은 별명으로 불리며 다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유형3=학생들과 인간적, 문화적 소통이 가능한 교사들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을 ‘쏘는’ 센스를 발휘하는 교사, 5교시 졸음이 엄습할 때 학생들에게 사탕 하나씩을 나눠주며 집중력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교사, 요즘 유행하는 인터넷 신조어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교사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에겐 보통 ‘비타민’ ‘킹왕짱’ 등 감각적인 별명이 붙는다.

유형1=‘Best 선생님’ 유형 1과 정확히 반대되는 교사들이다. 쉬운 내용도 어렵게 꼬아 10점짜리 서술형 문제로 출제하는 교사, 수업시간 내내 교과서만 줄줄 읽거나 판서만 하는 교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Worst 선생님’을 대표하는 별명으로는 ‘제물포(쟤 때문에 물리 포기했어)’가 있다.

유형2=학생들의 심신을 고달프게 하는 교사들. 매일 숙제를 산더미처럼 내주고 확인은 제대로 안하는 교사, 교과서 필기에 사용한 볼펜 색, 밑줄의 두께까지 일일이 검사하며 수행평가 점수를 깎는 교사 등 지나친 ‘애정’으로 학생들을 달달 볶는 교사들이 해당된다.

유형3=성적이 좋은 학생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교사. 상위권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도 학생들에겐 ‘왕비호(극단적으로 싫은 사람을 뜻하는 신세대 유행어)’다.

오모(17·강원도 횡성군) 양은 “정말 싫은 선생님에게 반어법으로 ‘소쿨(so cool)’이란 별명을 붙여준 적이 있다”며 “선생님이 학생을 평가하듯 학생들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기를 확인하고 싶은 교사라면 학교에 퍼져 있는 있는 자신의 별명부터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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