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미국 하원의 긴급 구제금융안 부결과 관련해 “금융위기로 유럽과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주가가 전부 하락한 데 비하면 한국이 받은 충격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 시간) 모스크바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생각하면 한국 정부가 긴급한 상황에 선제 대응해 나간 것은 아주 잘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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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위한 러시아 내 전용 항만 건설 추진에 대해 “두만강 가까운 곳에 전용부두와 물류단지를 확보해 줄 것을 러시아 측에 요청했으며 지역은 포시에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지역은 수심이 깊어 항구 조건이 아주 좋은데 과거 일본이 전용 항구를 만들겠다고 끈질기게 접촉했으나 결국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을 추진키로 한 것에 대해 “북한도 경제적인 면에 대해서는 계산이 매우 빠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보다 가스관이 통과되면 북한 경제에 더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면 협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주변 4강과의 관계 격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굉장히 큰 변화이며, 한반도 유사시 철저히 협의하고 협력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독일 통일도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4강의 협력을 받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젊은이의 패기, 세계 속의 한-러 관계 발전과 비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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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일 귀국한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