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걷기대회 성황28일 부산 광안대교에서 2008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특별 이벤트로 열린 걷기대회에 참가한 2만여 명의 시민들이 6.5km 코스를 걸으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인당 5000원의 참가비 가운데 1달러씩을 모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세계 기아아동돕기 성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최희열옹 등 한국기네스 산증인 부산사회체육대회 집합
노신사는 양복을 벗고 하얀 공연복으로 갈아입었다. 손잡이가 끊어진 낡은 가죽 가방에서 그가 꺼낸 것은 멜로디언. 훌쩍 물구나무를 선 그는 거꾸로 선 채 입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했다. 그 가락은 흘러간 세월처럼 구슬프고 처량했다.
간간이 박수가 나오기는 했지만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에는 무심한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공연을 마치고 나온 최희열(75) 씨의 얼굴은 밝았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그는 “물구나무를 서고 나면 개운하고 몸이 상쾌하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틈만 나면 했던 물구나무는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20여 년 전에 4분 1초 동안 물구나무를 서 기네스에도 올랐고 이를 계기로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하루 1시간 운동을 빼먹지 않는다는 그의 몸은 돌덩이 같았다. 그가 힘을 주자 살을 꼬집을 수 없을 정도였다. 20대 청년 못지않은 근력으로 물구나무를 선 채로 멜로디언도 하모니카도 분다.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한 손으로 실로폰을 연주하는 기술을 최근 새로 추가했을 정도로 그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그는 “처음에는 안 될 것 같다가도 계속 연습하면 결국 성공하더라. 그렇게 한 가지씩 기술을 늘려 가는 재미가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2008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에도 참가했다. 그의 선후배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턱걸이를 371개나 해 기네스에 오른 김양기(69) 세계진기록챔피언협회장과 쇠붙이를 밥처럼 먹는 특이 체질의 김승도(64) 부회장, 1시간 동안 줄넘기 1만4628회를 넘어 기네스에 오른 박봉태(85) 씨, 박수를 10초 동안 82회 쳐 역시 기네스에 오른 조영춘(60) 씨 등이다. 한국 기네스의 산증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이들이 세운 기록은 후배 도전자들에 의해 대부분 깨졌다. 하지만 이들은 기네스 도전을 통해 건강과 활력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양기 회장은 “턱걸이와 맨손체조를 하루 1시간씩 빼놓지 않고 한다. 지금도 2, 3명을 상대해도 끄떡없다”면서 웃었다.
부산=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영상취재: 스포츠레저부 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