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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합의 안되면 민주 빼고 내주 院구성”

입력 | 2008-08-06 02:59:00

이회창만 웃은 날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들면서 국회 공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단독 원 구성도 검토 중이고 민주당은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제3의 교섭단체를 구성해 상임위원장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박경모 기자


민 주 “與 변화 없으면 추경-법안처리 거부”

‘선진 + 창조당’ 원내교섭단체 합의… 협상 새 국면

청와대는 오늘 ‘청문회 없는 장관 임명’ 강행할듯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5일 “11일 또는 12일까지 민주당과 국회 원 구성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 구성 절차를 (민주당을 배제한 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민주당에 끌려 다닐 수 없는 만큼 자유선진당이 곧 구성할 제3의 원내교섭단체의 도움을 얻어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민주당 몫인 상임위원장 6명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을 선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2개 상임위에서는 정치문제를 배제하고 민생법안을 집중적으로 처리하겠다”며 “이러면 국민도 한나라당의 방침을 이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선진당(18석)과 창조한국당(3석)은 이날 ‘선진과 창조의 모임’으로 이름 붙인 교섭단체 등록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벌였다. 새 교섭단체는 이르면 6일 국회에 등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임시국회 마지막 날까지 원 구성도 못한 만큼 8월 15일까지 지지부진하다면 의장으로서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이윤성 문희상 국회부의장과의 오찬 회동에서도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68일째로, 더는 원 구성을 미룰 명분이 없어 무조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빠져라’=홍 원내대표의 ‘민주당 배제’ 검토 발언에 민주당은 반발했다. 자유선진당은 “극단적 상황이지만 3개 교섭단체의 협상은 중단될 수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18대 첫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여권을 향해 ‘청와대의 국회 불개입 약속’을 요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타결을 눈앞에 둔 원 구성 협상이 청와대의 반대로 백지화된 점을 거론하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국회는 ‘여야’가 아닌 ‘여야청’ 협의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자세 변화가 없다면 상임위원장 선출,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추경 예산 및 일부 민생법안 처리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존에 합의한 쇠고기국정조사 청문회 등 4개 특위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5일 전화통화에서 “홍 원내대표의 ‘민주당 배제’ 구상을 알고 있다”며 “우선은 3개 교섭단체 대표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래도 안 된다면 비정상을 바로잡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관 임명 강행될 듯=청와대는 6일 예정대로 안병만(교육과학기술부), 장태평(농림수산식품부), 전재희(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기로 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11일 국회에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국회는 ‘20일 이내(7월 30일까지)’라는 청문회 시한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청문회 없는 장관 임명’이 가능해졌다.

여야는 시한을 하루 넘긴 31일 “8월 8일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해 청문회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나 청와대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 청와대는 장관급 청문회는 특위가 아닌 상임위에서 해야 하며, ‘20일 시한’을 못 지킨 만큼 청와대가 특정 날짜를 지정해 임명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갑원 민주당 수석 원내부대표는 이날 “그동안 여야 합의 관행이 존중돼 왔지만 청와대가 (법조문의 엄격한 적용을 이유로) 이를 무시했다”며 청와대를 비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