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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 “靑 3명-의원 1명이 국정난맥 진원지”

입력 | 2008-06-09 03:01:00


여권 친이세력 권력갈등 조짐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쇄신론이 나오는 가운데 여권의 친이명박계 내부에서 권력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A 수석과 B, C 비서관, D 의원을 ‘국정 난맥상의 진원지’로 지목하며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들에 대해 ‘간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선 승리의 전리품인 인사권을 독식하려고 같이 전쟁에 참가했던 동료들을 발로 막 차서 고지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A 수석에 대해 ‘민비(閔妃·명성황후)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며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을 고르고 골라 앉혀 놓은 인물이 대원군을 쫓아내고 또 다른 세도를 부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A 수석보다 더 문제 있는 사람이 B 비서관이다. 이간질과 음해, 모략의 명수다”라며 “노태우 정부의 박철언, 김영삼 정부의 김현철,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 노무현 정부의 안희정·이광재 씨가 있었는데, B 비서관은 이 사람들을 다 합쳐 놓은 것 같은 힘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B 비서관을 대통령 주변에서 떼어 놓으려 하면 C 비서관이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D 의원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있어도 권력을 장악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정 의원이 지목한 A 수석은 류우익 대통령실장, B 비서관은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C 비서관은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 D 의원은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류 실장 측은 “류 실장은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구구절절 얘기하고 설명하고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 그 말이 맞든 틀리든 받아들이겠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 비서관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장 비서관은 “부적절한 시기에 한 부적절한 발언인 것 같다”고만 했다.

이 의원은 “충정의 뜻으로 한 말이니 일정 부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왜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나’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많은 원인과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대통령 주변의 일부 인사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8일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은 국민의 눈에는 이전투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