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맥주로서, 코카콜라와 맥도널드처럼 미국 사회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버드와이저가 외국 회사에 팔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2위의 맥주 회사인 인베브가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미국 안호이저 부시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베브는 2004년 벨기에의 인터브루와 브라질의 암베브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 안호이저 부시는 ‘맥주의 왕’이라 불리는 버드와이저를 내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하는 세계 3위의 회사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연 매출이 400억 달러에 이르는 ‘맥주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맥주 생산량 기준으로도 사브밀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 회사로 떠오르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베브는 안호이저 부시를 46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베브가 안호이저 부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달러화 약세로 미국 기업 인수 비용이 낮아진 데다 최근 보리,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네켄과 칼스버그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맥주회사인 스코티시&뉴캐슬을 인수하는 등 최근 전 세계 맥주업계에선 M&A 바람이 거세다.
그러나 버드와이저 맥주가 미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의미’ 때문에 인베브의 M&A 추진에는 걸림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맥주회사였던 쿠어스와 밀러가 이미 외국 회사에 팔린 마당에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 부시마저 외국 회사로 넘어가는 데 대한 미국 내의 역풍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이미 안호이저 부시 직원 7500여 명이 가입한 상급 노동조합 조직인 ‘인터내셔널 브러더후드 오브 팀스터스’의 잭 시프리아니 부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호이저 부시가 미국 회사로 남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베브가 안호이저 부시의 현재 주가 수준에 프리미엄을 얹은 인수가격을 제시할 경우 안호이저 부시 주주들은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베브의 인수 시도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