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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부패하지 말라, 호랑이는 승리만 문다…‘방갈로르 타이거’

입력 | 2008-05-24 03:01:00

인도 IT기업 ‘위프로’ 아짐 프렘지 회장. 세계 기업의 경쟁 규칙을 바꾼 그는 포드의 소형차 ‘에스코트’를 9년 동안 타고 다니다 2005년에 역시 소형차인 도요타 ‘코롤라’로 바꾼 구두쇠 경영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방갈로르 타이거/스티브 햄 지음·임정재 옮김/432쪽·2만 원·비즈페이퍼

《1966년 8월 11일. 미국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던 인도인 유학생 아짐 프렘지에게 비보가 전해졌다.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여름 학기 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부랴부랴 짐을 싸서 인도행 비행기를 탔다. 가을 학기에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했지만 그는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식용유 제조회사의 경영을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의 나이 21세. 경영이라고는 공부해본 적 없는 그에게 분명 시련이었지만 그는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현실에 도전했다. 경영대 교수로부터 경영 교과서를 추천받아 밤낮으로 탐독한 그는 회사를 체계적으로 재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회사의 사업 내용을 여러 각도로 분석해본 후 식용유를 생산하던 회사를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업무 아웃소싱, IT 컨설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의 연 매출액은 1966년 300만 달러에서 2006년 24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미국의 경제잡지 ‘비즈니스 위크’의 수석 논설위원인 저자는 프렘지 회장을 비롯한 위프로의 전현직 직원 55명을 만나 위프로의 성공 비결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대목은 프렘지 회장의 남다른 경영 철학이 빚어낸 위프로의 기업 문화다. 위프로는 우선 매우 투명하고 깨끗한 회사다. 뇌물은 주지도 받지도 않으며, 내부적으로 ‘사내 정치’는 통하지 않고, 대외적으로는 투자자와 고객에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밝힌다.

직원들이 현장에서 올리는 아이디어를 충실히 반영해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는 문화도 자리 잡았다. 직원들이 혁신위원회에 낸 아이디어 가운데 뛰어난 것은 곧바로 혁신 프로젝트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하루 20시간씩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직원들의 성실한 근무 자세도 저자의 눈에 띄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직원들의 공감대를 토대로 형성된 회사의 가치는 이런 기업 문화의 근간을 이룬다. 위프로 직원들이 사용하는 법인카드의 뒷면에는 가치를 규정한 선언문이 새겨져 있다. ‘승리를 열망하라. 주의 깊게 행동하라. 참되고 실속 있게 힘써 행하라.’

쓸데없는 낭비를 하지 않는 것도 위프로의 강점 가운데 하나. 프렘지 회장부터 솔선수범한다. 그는 포드의 소형차 ‘에스코트’를 9년 동안 타고 다니다 2005년에 역시 소형차인 도요타 ‘코롤라’로 바꿨다.

이런 문화를 바탕으로 위프로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새로운 시장에 대해 모험심을 갖고 뛰어든다. 업계 3위에 들 가능성만 있다면 일단 시작을 한다는 게 위프로의 전략.

저자의 위프로에 대한 ‘찬사’는 끝이 없다. 그는 “기업가들이 위프로의 방식과 가치 및 야망을 배우고 채택하기만 하면 곧바로 세계적으로 도약할 만한 기업이 인도에는 상당히 많다”고까지 말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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