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왼쪽)가 9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옆에 그와 한국인 전남편 사이에서 난 아들 제임스 씨가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스티븐스 주한美대사 내정자 “최우선 협력” 청문회 답변
“한미정상, 한국군 아프간 파병 논의할 듯”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는 9일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에 대해 “아프간에서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다음 주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서 이런 문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내정자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이 최근 15년간 체결한 FTA 가운데 통상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인준을 받게 되면 FTA에 대한 의회의 비준 동의와 전면 시행을 위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최우선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FTA 시행 이외에 △한미동맹의 변환(transformation)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 △양국 간 인적교류 확대 등을 주한 미국대사로서 추진할 ‘4대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한 뒤 “정치적 망명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지속 가능한(sustainable)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탈북자 정착촌 건립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시종 스티븐스 내정자의 인준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축하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스티븐스 내정자는 1975년 22세의 젊은 나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예산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당시 그는 ‘심은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는 청문회장에 한국인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 제임스 씨와 함께 나와 “깊이 존경하는 한국 사람들과 한국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말을 많이 사용하겠다”며 각별한 한국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