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1일 홍콩 항구 정박을 거부당한 키티호크 함대가 23일 대만해협으로 진입하자 중국은 즉각 대만 동쪽 해역에서 활동 중이던 쑹(宋)급 잠수함을 급파해 키티호크를 미행하게 했다. 쑹급 잠수함은 중국이 독자 개발한 2세대 디젤 공격형 잠수함이다.
중국은 또 하이난(海南) 섬에서 일본 방문 준비훈련을 마친 남해함대 소속의 미사일 구축함 선전(深(수,천))을 현장에 급파해 키티호크를 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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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 측 잠수함과 함정은 뒤늦게 주일미군의 P3-C 대잠 초계기에 포착됐으며, 키티호크는 즉각 전투 자세를 취하는 한편 함재기를 상공에 띄워 함대를 보호하게 했다.
양측이 이 같은 일촉즉발의 상태로 28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키티호크는 11월 24일에야 뒤늦게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로 돌아갈 수 있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대만 사이에 크고 작은 군사적 대치가 여러 번 있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이 같은 직접적인 군사대치는 1996년 대만해협 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한 군사소식통은 당시 대만 남동쪽 란위(蘭嶼) 섬 부근에서 활동 중이던 중국 잠수함이 키티호크 함대를 감시하기 위해 대만 남방 해역을 우회해 대만해협에 은밀히 진입한 뒤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줄곧 잠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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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언론은 13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15일 “대만해협은 국제수역이고 우리는 언제든지 (이곳을) 자유롭게 통과할 충분한 권리가 있으며 중국의 허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항로를 대만해협으로 바꾼 데 대해) 당시 태풍 때문에 즉각 항로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한편 미국 측은 이번 방문에서 미국 함정이 홍콩에 기항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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