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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이름-국기-시간대 “다 바꿔”…차베스, 내멋대로 국가개조

입력 | 2007-12-12 03:01:00


베네수엘라 어린이들은 10일 아침 30분씩 늦잠을 잘 수 있었다. 우고 차베스(사진) 대통령이 포고령을 내려 나라 전체의 시간대를 30분 늦춰 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라카스 시간은 지금까지의 GMT 대비 마이너스 4시간에서 마이너스 4시간 30분으로 바뀌었다. 서울과의 시차는 13시간(베네수엘라가 늦음)에서 13시간 반으로 늘어났다.

차베스 대통령은 “예전의 시간대는 제국주의자들이 만든 것”이라며 “우리 몸이 햇빛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간대를 늦추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 전체 컴퓨터 시스템이 시간을 바꾸고 항공사들은 탑승객들의 혼란을 막느라 부산을 떨었다.

시간대 변경에 대해 “인간의 생체 리듬을 배려한 것”이라는 찬성론과 “국가의 대소사를 마음 내키는 대로 바꾸고 있다”는 비판론이 맞서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에 앞서 국명을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공화국’으로 바꾼 바 있다. 남미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딴 것.

국기 왼쪽 상단에 있는 말 그림도 바꿨다. 예전에는 말이 오른쪽을 향해 달렸으나 이제는 왼쪽으로 달린다. 좌파이념을 상징하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음 달부터는 현 화폐인 ‘볼리바르(Bolivar)’ 대신 ‘볼리바르 푸에르테(Bolivar Fuerte)’라는 새 화폐도 통용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