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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학부모 “수능 등급제 당장 고쳐야”

입력 | 2007-12-10 02:59:00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이후 우려했던 등급제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자 이런 불합리성이 반복되지 않도록 2009학년도부터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주요 대선 후보들도 등급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혀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대입제도 개선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육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수험생의 신뢰이익 보호를 위해 최소한 3년 전에 예고해야 한다며 당장 고치기 어렵다고 한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대입전형기본계획은 해당 학년도 시작 1년 6개월 전에 발표하도록 규정한다는 점도 변경 불가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불합리한 제도로 인한 수험생의 피해나 혼란을 줄이려는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정책 변경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2007학년도까지 해온 것처럼 수능 등급 외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 세부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환원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한양대 정진곤(교육학) 교수는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등급을 조합할 경우 성적 역전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며 “전형 계획을 미리 밝히도록 한 것은 시행령 또는 고시인 만큼 3년 예고 관례만 고집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은 “등급제가 점수제에 비해 학생을 선발하기 어려운 ‘거친’ 척도”라며 “등급제에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병용하거나 총점제를 적용하는 것이 완전등급제보다 상대적으로 공정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등급제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의 글이 쏟아지고 있고, 일부는 집단소송도 거론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한 아이가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에서 모두 1점 차로 등급이 내려가 지원 가능 대학이 달라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재수생 김모(20) 씨는 “1점 올리기 경쟁을 막는다며 등급제를 도입했지만 현실은 1점으로 등급이 갈려 종전보다 더 점수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주요 대선 후보들도 집권하면 수능 등급제를 개선 또는 폐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촬영 : 원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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