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日 “기술대국 끝나가나” 발칵

입력 | 2007-12-06 02:56:00


고교생 ‘과학 흥미도’ 최하위… 수학 응용력 10위 곤두박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일 발표한 2006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 일본이 과학 수학 독해력 등 모든 부문에서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 고교생은 ‘수학적 응용력’이 3년 전 조사 때의 6위에서 10위로, ‘독해력’은 14위에서 15위로 추락했다. ‘과학적 응용력’도 2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처음 실시된 ‘과학학습에 관한 의식조사’에서 일본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난 점을 일본은 한층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학에 흥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 학생은 50%만이 “그렇다”고 답해 조사 대상 57개국 중 최하위권인 52위에 그쳤다. “과학 공부가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42%가 “그렇다”고 답해 56위였다. “30세가 됐을 때 당신의 직업은?”이라는 질문에 과학 관련 직업을 꼽은 학생은 8%로 OECD 전체 평균 25%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본이 자랑해 온 ‘기술입국’에 암운이 드리웠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공학계 대학생이 전체 학부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7%로 10년 전보다 약 3%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은 2000년 PISA 첫 조사에서 최상위에 올랐다가 2003년 순위가 크게 떨어지자 ‘유토리(여유) 교육’이 학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반성에 따라 수업시간을 늘리는 등 교육정책 전환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근본적인 곳을 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유토리 교육 노선은 본래 PISA의 학력관과 통하지만 실제로는 학습의 경량화만 진행되고 정작 사물의 이치를 캐내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못한 듯하다”며 근본적 원인 규명 없이 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학습의욕 저하는 과학 분야뿐 아니라 전 사회적 현상으로 경제적 풍요, 저출산으로 인한 경쟁 완화 등 여러 요인이 그 배경”이라며 “인재 육성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인식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