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구단 경남 FC와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의 돌풍이 내년에도 이어질까.
시즌 초 약체로 꼽혔던 경남은 2007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4위까지 올랐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비록 포항 스틸러스에 패했지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경남의 돌풍은 놀라웠다. 대전도 시즌 중반 김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팀 분위기를 쇄신한 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FC 서울을 탈락시키며 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남의 돌풍은 올 시즌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브라질 출신 까보레의 활약에 힘입은 바 컸다. 까보레는 17골로 득점 1위에 올랐고 도움도 8개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역대 최다 타이인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남은 까보레를 팔 수도 있다는 태도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한 도민구단의 처지에서는 상대적으로 몸값이 적은 선수를 데려와 비싸게 파는 것이 구단을 유지할 수 있는 한 방편이다.
까보레는 벌써부터 이적료가 300만 달러(약 27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수원 삼성 등 일부 구단에서는 아직은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태도다. 수원 관계자는 “시즌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현재 우리 팀에서 뛰고 있는 다른 용병들에게 심리적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 시즌 내내 주목을 받았던 까보레가 시즌이 끝난 뒤 다른 구단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 경우 경남으로서는 내년 시즌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대전의 처지는 조금 다르다. 대전은 고종수와 용병 간의 호흡이 살아나면서 정규리그 막판 선전할 수 있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고종수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부활’한다면 대전의 전력은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
프로축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경남과 대전의 돌풍. 그 돌풍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경남의 경우 핵심 용병 까보레를 팔 것인지, 만약 까보레를 이적시킬 경우 대체 용병이 어느 정도 활약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대전은 고종수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