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과 인도 뉴델리 주민들은 프랑스 파리에 비해 5∼6배나 오염된 공기를 일상적으로 마시며 산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밝힌 보고서를 인용해 아시아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도는 미국이나 유럽의 큰 도시보다 3배 이상이며 이로 인해 해마다 아시아에서 53만 명이 사망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의 미세먼지(PM10) 수치는 142로 파리(22)나 런던(24)에 비해 무려 6배나 높았다. PM10은 대기 1m³에 지름 10μm 미만의 오염먼지가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대기오염도 측정수치.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기준은 20이다.
뉴델리 역시 PM10 수치가 115에 이른다. 이들 도시는 중국과 인도의 고속성장 뒤에 숨겨진 그늘을 단편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아시아 도시들에서 미세먼지의 30∼70%는 자동차 등이 내뿜는 배기가스에서 초래되는데 아시아 국가들의 자동차 보급률은 5년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도시환경교통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보급률이 인구 100명당 1대 정도인 중국이 갑자기 미국 수준인 100명당 77대에 이르면 베이징에는 숨쉬고 살 방조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HT는 아시아 국가들은 오염된 물과 공기로 사람들이 병을 얻고 죽어 갈 때에야 비로소 환경에 관심을 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 사례로 1970년대 심각한 대기오염을 앓았던 일본 도쿄는 현재 PM10 수치가 35로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서울(60)보다 절반 정도 낮은 수치이다.
아시아개발은행은 강력한 규제로 대기오염을 10년간 2배로 낮춘 태국 방콕을 아시아 도시환경정책의 모델로 꼽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