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권리를 보호 증진하기 위한 국제협약이 13일 채택됐다.
유엔총회는 이날 192개 전체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권리에 관한 협약’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유엔에서 장애인 협약이 채택되기는 처음이다. 장애인은 전 세계 인구의 10%인 6억500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80%는 개발도상국에서 빈곤하게 살고 있다.
이 협약은 각국이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장애인을 차별해 온 기존 법률을 폐기하도록 했다. 또 이 협약은 장애를 가진 태아의 임신중절을 금지하고 장애아가 자신의 의지와 달리 부모와 떨어져 지낼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날 유엔총회에서는 각국의 ‘신속한 승인’을 촉구하는 연설이 이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크 맬럭 브라운 유엔 사무부총장은 “그동안 장애인은 모욕의 대상이나 생색내기 위한 동정심의 대상으로 여겨져 주변인 취급을 당하거나 당연한 권리도 부인되기 일쑤였다”며 “이번 협약의 채택은 새로운 시대의 여명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애인단체들도 “21세기 첫 인권협약”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 협약은 내년 3월 30일부터 공식 서명에 들어가며 최소 20개 회원국에서 비준이 이뤄지면 발효된다. 유엔총회는 2001년부터 실무진을 구성해 수백 개의 외부 관련기관 및 단체들과 작업을 벌여 왔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