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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입력 | 2006-11-28 03:02:00


■논제

대중매체는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속뜻을 잘 따져 보아야 합니다. ‘수퍼맨’이나 ‘스파이더맨’과 같이 인기 있는 만화나 영화에서는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초능력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이 어린이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미칠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생각해 보고 자신의 입장을 정해 논술해 보세요. [국어 6-1 알아가는 기쁨, 도덕 4-1 내 힘으로]


■논제분석

핵심 연계 교과 분석교과목학년연계 단원논제와의 연계 요소국어6-12. 알아가는 기쁨·여러 가지 매체에서 정보 찾기도덕42. 내 힘으로 ·자주적인 생활의 중요성

이번 논제에서는 대중매체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를 개인이 받아들일 때, 그 정보 안에 들어 있는 의미를 따져 본 후에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알아보고자 했다.

신문, 잡지, 영화, 텔레비전 등은 일방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대량의 정보나 사상을 전달하고, 그에 따른 가치 판단은 개인에게 맡긴다. 게다가 대부분 상업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정보만 주는 것이 아니라 한쪽 의견에 치우친 정보나 좋지 않은 정보도 함께 제공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개인은 수동적,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어 자칫 다른 사람의 의견을 주입받는 약자의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

논제에서 예로 제시하는 ‘수퍼맨’이나 ‘스파이더맨’과 같은 영상물은 대중적인 흥행에 성공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창조적인 상상력을 덧붙여 만든 이 작품을 보고 누군가는 감명을 받을 것이고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이런 현상뿐 아니라 영화 안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에 대해서도 따져 보아야 한다. 문학 작품 속에서 만나는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듯이, 영화 속에서 만나는 인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상업 영화 속에서 ‘영웅’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해서 가지게 된 능력이 아니라 타고난 또는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 가지게 된 능력으로 난관을 극복한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룬 것’보다 ‘뛰어난 능력’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해 보자. 결국 이 논제에서는 영화나 만화의 장단점을 넘어 대중매체가 사람들의 ‘영웅심리’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에 자신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핵심 키워드

▶대중매체

신문, TV, 라디오, 영화, 잡지와 같이 수많은 사람에게 간접적이고 일방적으로 정보와 사상을 전달하는 수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중’은 수많은 사람이고 ‘매체’는 전달 수단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사회에서는 단순히 전달을 하는 데서 벗어나 ‘대중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대중매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인 혜택을 준다는 장점이 있으나 점차 거대해지고 이윤을 얻으려는 목적이 강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질이 낮고, 비슷한 유형의 문화를 만들어 내어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자주성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은 남의 간섭이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결정하는 주체적인 자세와 상황에 대해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인식하는 합리적인 자세, 자신을 잘 다스리는 자율적인 태도를 필요로 한다. 이를 ‘자주성’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 해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에 이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결과를 얻기도 전에 능력이 안 됨을 탓하거나, 능력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는 태도는 결국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고, 포기하게 만든다.

■다음 논제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한 무기인 ‘핵’이나 ‘다이너마이트’ 등은 처음에 무기가 아닌 인류 발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현재 로봇 역시 인류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휴전선을 지키는 로봇, 만화 주인공 ‘마징가 Z’와 같이 무기를 장착한 전투용 로봇도 있습니다. 기술이 더욱 발전해 ‘마징가 Z’나 ‘로봇 태권 V’ 같은 전투용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인지, 아니면 기술이 있더라도 개발을 금지하여야 하는지 400자 내외로 논술해 보세요.

[6학년 도덕 10단원 평화로운 지구촌, 5학년 2학기 사회 2-(2) 첨단 기술과 산업의 발달]

■학생글

김기범·천안 미라초등학교 4학년

흔히 ‘스파이더맨’이나 ‘수퍼맨’ 같은 영화를 보면 날아다니며, 악당과 주먹으로 싸우는 등 좋은 의도지만 좀 과격한 행동을 합니다. 성인들은 이것을 재미로 보지만 아이들은 이 영상물을 진짜처럼 인식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수퍼맨’ 또는 ‘스파이더맨’이 됐다고 믿고 행동하다가 큰 사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예로 옛날 미국에서 한 아이가 자신이 해리포터가 된 줄 알고 집에 불을 내서 집에 있던 아이와 어머니가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영상물과 현실을 착각하여 자칫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영화를 보면 이상한 생물(에이리언 괴물 등)이 나옵니다. 이런 생물은 정서를 불안케 하여 아이들의 정신상태를 해칩니다. 그러므로 이런 초능력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것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선예은·인천 부현초등학교 6학년

현실과 다른 가상영화를 보면서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이 영화에서는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며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된다. 성격이 소심한 어린이에게는 용기를 갖게 해 주기도 하고 창의력, 상상력도 갖게 해 주며 비록 허구이기는 하지만, 미래의 또 다른 모습을 생각해 보게 하는 동기 유발도 된다고 생각한다. 몇십 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과학과 기술, 컴퓨터가 발달된 요즘은 많은 일들이 실제 가능하게 되었듯이, 지금 불가능한 일들도 몇십 년 후에는 가능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꿈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 어린이들이 현실과 가상을 구별할 줄만 안다면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을 보면서 또 다른 미래를 꿈꿔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총평 - 긍정-부정 모두 다루는 ‘중립적 주장’은 피해야

이번 논제는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통해 바른 시각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비판적 사고는 가려 있던 실체와 보이지 않던 힘의 영향력을 깨달아 문제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런 구체적이고 특수한 상황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통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과장된 영웅들의 모습을 비판적 안목으로 따져 봄으로써 대중매체가 사회에 끼치는 역기능과 부정적인 측면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대중매체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모든 상황은 양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으므로 두 가지 면을 충분히 살핀 뒤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중립적 주장은 자신의 주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서 논술문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대부분의 글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다루어져 뚜렷한 자기 시각이 나타나 있지 않았다.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고 어느 방향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칠 것인지 확고히 정한 다음 그에 맞는 다양하고 적절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김기범 학생과 선예은 학생의 글은 서로 다른 시각에서 대중매체의 영향을 진단하면서 각자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김기범 학생은 어린이들에게 끼치는 대중매체의 악영향에 대해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자세하게 논술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 지식들이 근거로서 적절하게 활용되어 주장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예를 드는 데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적절치 못한 외계 생물체를 예로 들어 논제의 초점에서 빗나가고 있다. 근거의 정확성과 적절성이 필요하다.

선예은 학생은 영화 속 영웅들을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예은 학생의 글은 풍부한 어휘력을 바탕으로 문장과 문장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고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실과 가상을 구별할 줄만 안다면’이라는 전제는 반박의 여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박의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은 그것을 다시 반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만 주장이 좀 더 확고해 질 수 있다.

우미옥 고려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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