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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스]‘회사생활 제대로 하기’… ‘청년경영학’

입력 | 2006-11-11 03:00:00


◇청년경영학/김연신 지음/324쪽·1만 원·21세기북스

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중견기업에 입사한 친척이 찾아온 적이 있었다. 회사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점심시간이 짧아 여의치 않았다. 그 뒤 그 사람이 회사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두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 책을 본 순간 문득 그때의 아쉬움이 되살아났다.

입사 시험에 합격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이들을 보면 제발 잘 적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려운 시험을 치른 고생도 그렇거니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만두게 된다면 본인이나 회사에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직원들의 평균 근무연한이 유난히 짧다. 입사 1, 2년에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기업마다 신입사원들이 회사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세금계산서 쓰는 법부터 꼼꼼히 가르쳐 주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일정 기간을 주고 영어와 컴퓨터를 쓰는 법을 마스터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 영어와 컴퓨터 자격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해외 연수 자격을 주지 않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게 있다. 정작 회사란 무엇이고 회사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깨달아야 한다. 회사 생활에 꼭 필요한 지식이지만 정식으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 과거에는 회사 간부나 선배들을 보고 귀동냥으로 배우거나 술자리에서 선배에게 전수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저자는 회사 선배처럼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기업의 원리를 쉽게 얘기한다. 과연 회사의 주인은 누구인지, 회사에서 상관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부터 회계원리에 이르기까지 저자 스스로 근무했던 기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마치 30년째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베테랑 회사원과 소주 한잔을 하면서 설명을 듣는 듯하다.

유명 기업인들이 쓴 자서전이나 평전은 많다. 대부분 성공담이거나 경영인들을 상대로 쓴 책이다. ‘회사를 정글이 아닌 놀이터로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다소 엉뚱한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성공담도 아니고 평전도 아니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춰 회사 선배가 들려주는 경영 이야기일 뿐이다. 경영에 관심을 둔 신입사원이라면 더 전문적인 경영학 책을 읽으려는 욕망을 느낄 것이고, 중견사원이라면 자신의 회사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박영균 편집국 부국장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