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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아직도 “월드컵”…3社 같은 경기 중계 여전

입력 | 2006-06-26 03:12:00


월드컵 열기는 식었어도 방송사의 월드컵 중복 편성은 그대로?

25일 0시에 벌어진 2006 독일 월드컵 독일-스웨덴의 16강전은 KBS2, MBC, SBS가 동시 중계했다. 이어 오전 4시 아르헨티나-멕시코의 경기도 방송 3사가 함께 방영했다.

시청자 김기주(60) 씨는 “한국이 탈락해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줄었는데도 방송 3사 모두 같은 경기를 중계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상파 3사는 24일부터 한국의 16강 진출 실패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편성안대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월드컵 관련 특집 프로그램은 상당수 방영되지 않았지만 월드컵 경기 중계는 앞으로도 중복 편성될 예정이다.

이유는 이미 판매된 광고 때문. 방송사 관계자들은 “관련 광고를 이미 팔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 비싼 중계권료를 지불했고 독일 현지 특집 프로그램 제작 등으로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했기 때문에 인기 있는 경기의 중복 편성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KBS, MBC, SBS가 예선 3경기 기간 중 경기는 물론 관련 특집 프로그램 편성 등으로 기대했던 광고 수입은 총 800억 원 규모. 이 중 실제 판매된 광고는 전체 물량의 60%대로 500억∼600억 원대에 이른다. 각 방송사의 수입은 200억 원 내외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이번 월드컵 수입이 “잘해야 본전”이라고 주장한다. 방송 3사가 방송협회를 통해 FIFA에 지불한 중계권료는 2500만 달러(약 236억 원)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각종 특집 프로그램 제작 비용, 사별로 200∼300명에 이르는 현지 취재 인력 파견 비용 등을 합하면 사별 지출은 200억 원이 넘어서는 수준.

SBS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거나 약간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방송3사는 광고 단가가 상승해 각각 20억1060만 원, 8강 진출 시 27억4050만 원, 4강 진출 시 30억1590만 원의 광고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2002년처럼 4강에 진출했을 경우 예상되는 방송 3사의 총수입은 1180억 원 규모였다.

중복 편성, 전파 낭비 등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 다걸기를 한 방송사로서는 16강 진출 실패가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한국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기업들은 월드컵 광고 정리 수순에 들어간 상태”라며 “더는 광고 예산을 신규로 편성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16강 진출 시 플러스알파로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브라질 영국 등 강국들의 빅 매치도 광고 단가가 전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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