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오토 피스터 감독이 떠난 토고축구대표팀은 아직도 어수선하다. 토고축구협회가 자국 출신 코조비 마우에나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혀 놓고 2002 한일 월드컵 때 카메룬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독일 출신 빈프리트 셰퍼 감독을 차기 토고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하려 하고 있지만 결말이 나지 않고 있다.
셰퍼 감독은 11일 밤(현지 시간) 토고축구협회 관계자들과 4시간의 대좌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정 되면 다시 전화해라. 그러나 내가 제시한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토고는 선장 없이 13일 한국과의 G조 첫 경기를 치러야 할 처지가 됐다. 토고축구협회는 선수들이 마우에나 코치를 잘 따르지 않아 셰퍼 감독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고축구협회 측에선 “협상은 계속된다. 우리는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마우에나 감독대행 체제로 치를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셰퍼 감독이 관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오후까지만 해도 아쿠사 카멜리오 토고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셰퍼 감독이 토고 사령탑에 오를 것”이라고 했지만 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셰퍼 감독이 내세운 첫 번째 요구 조건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월드컵 출전 수당 등 모든 돈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는 것.
토고축구협회는 선수들이 수당 지급을 이유로 훈련을 거부할 때도 “돈이 없다”며 “월드컵 이후에 주겠다”고 말해 왔다.
현재로선 셰퍼 감독이 언제 토고대표팀의 사령탑에 오를지 알 수 없다. 토고축구협회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이른 시일 안에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토고 공격의 핵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토고에선 돈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게 흔한 일이다. 오늘 일을 내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협회나 선수들이나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랑크푸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