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용산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판매 상인은 고객이 받게 되는 보조금 규모에 관계없이 출고가 30만 원대의 ‘LG-KP 4500’ 모델을 10만 원에 팔겠다고 꺼냈다.
번호는 그대로 두고 이동통신사만 바꾸는 번호이동을 하면 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삼성 애니콜 ‘SPH-V8400’ 모델을 출고가(59만9500원)보다 40만 원이나 깎아 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휴대전화 보조금 제도가 시행 초기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 대리점이 이동통신사 약관에 정해진 보조금 이외의 유통 마진을 활용해 여전히 ‘불법 보조금’을 양산하는 등 시장 과열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특히 27일 공개된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지급 수준이 경쟁 회사 ‘고객 빼내기’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많아 이 같은 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회사 사이의 대립도 심해졌다.
SK텔레콤은 보조금 제도 실시 직전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모토로라 등에 가입자 한 명당 2만5000원의 보조금을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매 중단 등 불이익을 우려해 SK텔레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다른 회사들과 달리 삼성전자는 부당하다며 불응하고 있는 상황.
한편 휴대전화 보조금이 지급된 첫날인 27일 이동통신 3사에는 보조금 관련 문의가 급증한 가운데 기기만 바꾸는 ‘기기 변경’은 늘고 ‘번호이동’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