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의 소규모 초중고교에 대한 대대적인 통폐합 작업이 추진돼 초중고교 1000여 개교 가운데 30%가량이 단계적으로 감축될 예정이다.
경북도교육청은 9일 내년까지 100여 개 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1개 시군에 통합형 초중고교를 1개씩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제시한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를 2009년까지 통폐합키로 한 계획보다 훨씬 더 강도가 높은 것이다.
도교육청은 1982년부터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900개 교(초등 840, 중학교 46, 고교 14)를 통폐합했다.
현재 학생수 1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는 초등학교 502개교 가운데 220개교, 중학교 283개교 가운데 116개교, 고교 200개교 가운데 32개교다.
경북 지역 학생 수는 1980년대 초반 84만여 명에서 지난해 40만여 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도교육청은 포항, 구미시 등 도시와 농어촌이 뒤섞인 지역은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학생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규모를 키워 과목별로 교사를 두고 교육 여건을 개선해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교직원 인건비를 시도 교육청의 예산에 포함시키는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소규모 학교를 계속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교육청 정호식(鄭鎬植) 관리국장은 “통폐합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부 지원금 11억 원과 자체 예산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며 “학생통학 문제 등 통폐합에 따른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교조 등은 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에 반대하고 있어 추진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경북지부 이상훈(李相勳·51) 지부장은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를 획일적으로 통폐합할 것이 아니라 농어촌 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소규모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를 지원하고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