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누리꾼들은 어느 해보다 온라인상에서 뜨겁게 이슈를 생산하고 확대했다. 누리꾼들은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의 연구성과 진실 논쟁, 최전방 감시소초(GP) 내 총기 난사 사건 등 큰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논쟁의 중심에 섰다. 본보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야후로부터 1월부터 11월까지 누리꾼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와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 1위부터 30위까지 자료를 받아 ‘누리꾼이 바라본 2005년’을 정리했다.》
역시 누리꾼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황우석 교수 진실공방’이었다. 야후에서는 가장 많이 읽은 기사와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 모두 황 교수 관련 논란이 1위를 차지했다. 분야별로 누리꾼들이 뽑은 올 한해 키워드를 살펴본다.
▽정치 분야=올 한 해 정치 분야의 키워드는 ‘군대’와 ‘정체성 논란’이었다.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읽은 정치 기사 30위 중 군대 관련 기사가 8건이었다.
올해 초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에는 군 시절 체험담이 쏟아졌다(9위). 6월에는 GP 내무반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죽인 김모 일병의 사건이 터졌고(22위), 이는 해묵은 여자 군 입대(7위)와 군 가산점 논란(27위)으로 이어졌다.
누리꾼 사이에서 보수와 진보 사이의 정체성 논쟁도 뜨거웠다. 야후에서 정치 사회를 포함한 전체 상위 30건의 기사 중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린 것은 ‘정체성 논란’ 관련 기사 8건이었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문제(야후 댓글 21위)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구속 여부(야후 댓글 3위)가 정체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제 분야=올 한 해 경제 분야의 키워드는 단연 ‘삼성’이었다. 네이버를 통해 올 한 해 가장 많이 읽은 경제 기사 30건 중 10건이 삼성 관련 기사였다. 1위는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막내딸 윤형 씨의 자살 기사였고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린 경제 기사 1위는 이 회장의 고려대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이 학생들의 반발로 아수라장이 된 사건이었다.
부동산 관련과 담뱃값 인상도 관심분야였다.
▽사회 분야=사회 분야는 ‘범죄’ 기사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30건 중 17건을 차지했다.
네이버에서 많이 읽은 사회 범죄 기사로는 부부가 PC방에서 게임을 하느라 4개월 된 딸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사회 9위), 돈을 받고 인터넷상에서 난자를 매매한 사건(사회 16위)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기사도 14건이나 올랐다. 신생아의 얼굴에 각종 장난을 쳐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간호조무사(사회 7위), 일진회가 공개 성행위를 벌인다는 기사(사회 13위), 제주 서귀포시 결식아동 부실도시락 제공(사회 17위) 등이 순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국민대 사회학과 배규한(裵圭漢) 교수는 “주로 연령층이 어린 누리꾼들의 사회참여와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현상인 범죄 기사와 또래기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회 기사 중에는 온라인에서만 특히 인기를 끈 기사가 많았다.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얼굴이 망가진 ‘선풍기 아줌마’, 지하철에서 애완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개똥녀’, 일명 ‘떨기’춤 동영상으로 스타가 된 ‘떨녀’가 야후 전체 순위 23, 25, 30위를 차지했다.
누리꾼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야후네이버황우석 난자 채취 윤리 논란전인권, “이은주와 사랑했었다”청계천 개통서울대 도서관 폭행 사건김치 기생충 파동“가수 S 국적포기 시도” 주장연천 GP 총기 난사 사건연예인 99명 ‘X파일’ 파문 확산이은주 자살, 연예계 충격태풍 지나간 후 바다 괴물 발견행정수도 합헌 결정외국인-한국여성 ‘음란 파티’ 파문부동산 대책 발표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은주 씨 자살안기부 X파일 후폭풍‘신생아 희롱’ 누리꾼들 경악한국축구 아드보카트호 출범성폭행 혐의 개그맨, 방송서 빠진다DMB 시대 열린다옥주현, 핫팬츠 차림 방송 진행야후는 관련 기사를 취합해 집계. 네이버는 단순 기사당 클릭 수 계산.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클릭 따로 댓글 따로▼
올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어떤 기사가 화제가 됐을까. 또 누리꾼들의 ‘클릭’ 횟수가 많은 기사에는 ‘댓글’도 많이 달렸을까.
우선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기사를 살펴본 결과 클릭 횟수와 댓글의 양은 거의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많이 읽은 기사와 댓글을 많이 단 기사 1위부터 30위 중에 서로 일치하는 것은 6건뿐이었다.
선택하는 분야도 확연히 달랐다.
많이 읽은 기사는 30위 중 20건이 연예 관련 기사였다. 가장 많이 읽은 기사는 가수 전인권 씨가 자살한 영화배우 이은주 씨에 대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고백한 기사였다.
이 밖에 연예인 X파일, 유명 연예인의 스캔들, 결혼 기사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사회분야가 6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정치, 경제 기사는 단 1건씩밖에 없었다. 반면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30위 중 사회 기사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치 기사가 6건으로 뒤를 이었다. 연예 관련 기사는 단 2건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한양사이버대 광고홍보학과 양영종(梁永鍾) 교수는 “기사를 클릭하는 것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을 끌었다(attention)는 것을 의미하고 댓글을 단다는 것은 그 기사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involvement)을 뜻한다”며 “누리꾼의 여론은 댓글을 많이 다는 적극적 관심자가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