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부지 일대에 건립될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대부분이 지하에 자리 잡도록 한 건축설계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20일 송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문화전당 설계당선작이 광주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 마크’적 면모를 갖추지 못해 시민의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시장은 “문화전당 본 건물을 지하로 넣고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의 당선작은 국내 유명 건축물이나 세계적인 건축물과 달리 건물의 조형미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시민 모두가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이자 랜드 마크로 문화전당이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지만 땅 속에 있으면 누가 알겠느냐”며 사업추진 주체인 문화관광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한국예총 광주지부도 13일 성명을 통해 “문화전당을 광주의 특성을 살린 아시아 대표 조형물로 기대했는데 여러 가지 미비점이 노출됐다”며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시민 10만 명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예총은 이번 당선작이 친환경적이고 우수한 설계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건축물만으로도 명소가 되는 세계 유명시설에 비해 조형미가 떨어지고 △관광객 유치 등 도심활성화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예총은 이에 앞서 12일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및 설계변경 요구 서명운동 1차분(8033명)을 청와대 문광부 광주시에 제출했다.
문광부 산하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은 이달 2일 재미 건축가 우규승 씨의 작품 ‘빛의 숲(Forest of light)’을 당선작으로 발표했다.
이 작품은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옛 전남도청과 상무관 분수대를 상징적으로 지상에 남기고 나머지 공간은 대부분 지하에 배치한 뒤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개념으로 설계됐다.
문광부 관계자는 “실시설계 과정에서 시민의 여론을 반영, 일부 보완하겠지만 전체적인 설계개념을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