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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번쩍 金값…“1, 2년내 온스당 600달러 돌파할것”

입력 | 2005-12-22 03:01:00


금값이 ‘금값’이다.

전통적인 금 선호국인 인도는 물론 일본 중동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금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10여 일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가격은 온스당 510달러를 넘나드는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4일에는 온스당 519달러까지 치솟아 2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경제 전망 기관들은 금값 상승을 대세로 보고 있다. 앞으로 1∼2년 안에 온스당 600달러 고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물론 금값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은 아연 알루미늄 등 다른 금속의 가격도 15∼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진공청소기처럼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중국의 산업 수요 덕분이다.

다른 금속보다 산업 응용도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금값이 오르는 데는 공급·수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생산량은 급감하고 있는 반면 생산 비용은 급등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해 생산량은 8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굴이 용이한 금광은 이미 바닥났으며 위험도가 높은 금광에 접근하다 보니 비용 지출이 커졌다. 영국 런던 뉴미스증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금의 온스당 생산 비용은 362달러에 이른다. 금값이 300달러 미만이던 시절이 불과 2년 전인 것에 비하면 생산 비용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진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금 관련 펀드가 많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금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펀드 방식으로 거래된 금은 300t으로 전체 채굴량의 11%에 이른다. 지난달 두바이는 중동지역 금 거래의 허브로 부상하기 위해 금 선물거래소를 개장했다.

최근 금 열기가 높은 곳을 꼽으라면 단연 일본이다. 경기가 빠르게 호전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금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도쿄선물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18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중국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귀금속 장신구의 인기가 높아진 것과 막대한 금을 보유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줄이고 금 투자 비중을 높인 것도 금값 급등에 한몫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은 금값이 더욱 반짝반짝 빛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세계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대체 투자수단이 아니라 금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최근 금값 상승을 유발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JP모건 투자은행은 2006년 558달러, 2007년 609달러를 최고 전망치로 내놓았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메릴린치 연구원은 “달러, 유로, 엔화가 모두 불안하다”면서 “국경도 초월하고 정치적 영향력과도 무관한 금이 ‘제4의 통화’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활활 타오르는 기름값…OPEC 수급예측 잘못해 高유가 부채질

오늘날 고유가 현상은 1970년대와 80년대의 오일쇼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거에는 남아도는 원유가 어딘가에 있었지만 오늘날은 여분 자체가 없다. 개선 노력이 시작된다 해도 앞으로 수년간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1970, 80년대의 오일 쇼크는 갑작스러운 대규모 공급 감소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됐다. 공급의 길이 트이면서 유가는 자연스럽게 안정됐다. 그러나 오늘날 고유가의 원인은 복잡하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멕시코만 유전시설 파괴 등으로 인한 공급 감소가 일정한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지만 진짜 이유는 지난 25년간 축적돼 온 에너지 체제의 근본적 변동과 관련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에서 평범한 직장인까지 5명의 입을 빌려 고유가의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과 잘못된 데이터=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석유장관인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통제하는 ‘황제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그는 데이터를 이용한 공급 조절로 국제유가의 안정을 도모하는 현대적인 전략을 OPEC에 도입했다. 문제는 그에게 제공되는 데이터가 정확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국제유가가 30달러를 돌파한 2004년 2월 회의에서 그는 잘못된 데이터에 근거해 9% 감산 결정을 내렸으며 이후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평범한 직장인 제이슨 위와 중국의 수요 폭증=베이징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그는 지난해 출근용 자전거를 버리고 3만3000달러를 대출받아 외제승용차를 구입했다. 연봉은 2만여 달러에 불과하지만 ‘마이카 열풍’에 휩쓸렸다. 중국 정부도 자동차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채택한 뒤 자동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존 브라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최고경영자(CEO)와 유전개발 중단=세계 석유업계의 인수합병 열풍은 그가 1996년 이후 아모코 코프와 애틀랜틱 리치필드를 잇달아 합병하면서 시작됐다. 인수합병은 비용절감으로 주주에게는 많은 이익을 안겨줬지만 수익제고만을 지상목표로 삼는 것이어서 새로운 유전개발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투자은행가 매튜 시먼스와 심리적 요인=석유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그는 2003년 사우디 유전지대를 돌아본 뒤 원유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전문성’에 의문을 보냈지만 시먼스 씨의 예측은 원유선물시장에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고 투자자들은 유가가 올라가는 쪽에 돈을 쏟아 부었다.

▽석유정책가 앤드루 룬퀴스트와 정쟁=2001년 딕 체니 미국 부통령에게 발탁돼 석유 개발 정책 입안을 위한 태스크포스에 합류한 그는 알래스카 유전지대 개발 등 미국 원유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했지만 곧바로 환경주의자와 민주당의 반발에 부닥쳤다. 2002년 사임한 그는 당시 계획대로 알래스카 유전을 개발했다면 미국 원유소비량의 5%에 해당하는 하루 1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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