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법조 브로커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金敬洙)는 브로커 윤상림(53·지리산스위스관광호텔 회장·구속 기소) 씨가 진승현(陳承鉉·수감 중) 씨에게서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최근 진 씨를 불러 2003∼2004년 윤 씨에게 수천만 원을 제공한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은 윤 씨가 진 씨의 비리 등 약점을 수사기관에 제보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 씨는 2000억 원대 불법 대출과 주가 조작 등 혐의로 2000년 12월 구속 기소된 뒤 2002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검찰은 윤 씨가 송재빈(宋在斌) 전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에게 2억 원에 되팔았다는 TPI 주식도 윤 씨가 송 씨의 약점을 잡아 뜯어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윤 씨가 정관계 로비를 통해 아파트 사업권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 하남시 W건설을 19일 압수수색해 공사 수주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윤 씨가 비공식 회장 직을 맡았던 W건설은 2002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된 하남시 풍산지구 개발 과정에서 지난해 5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풍산지구의 노른자위로 불리는 4블록 시행자로 선정됐다.
당시 풍산지구 개발사업에는 총 264개 회사가 참여해 W건설을 포함한 7개사가 선정됐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