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팀은 황우석 교수팀에서 받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에 대해 민간업체 아이디진에 두 번, 서울대병원에 한 번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세 차례 분석 중 두 차례는 15개 샘플 모두에서 신뢰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시료가 좋지 않았거나 오염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이디진 실무자와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관계자에게서 직접 들어본다.
○ 아이디진 김은영(金恩榮) 유전자감식팀장
―언제 PD수첩 측에서 유전자 검사 의뢰를 받았나.
“11월 14일 PD수첩 측이 샘플을 보내 와 17일 분석 결과를 통보했다. PD수첩은 17일 오후 다시 샘플을 가져 와 재실험을 요청했다.”
―검사 결과는 어땠나.
“1차 분석에서는 15개 가운데 1개에서만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또 다른 1개는 결과가 나오긴 했으나 유전자 마커가 뚜렷하지 않아 우리로서는 신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는 판독하는 사람에 따라 유의미하게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나머지 13개는 전혀 판독할 수 없을 정도의 결과가 나왔다.”
―PD수첩은 이를 1개 완전불일치, 다른 1개는 80% 불일치라고 판정했다. 검사 결과를 가지고 ‘불일치’, ‘일치’라고 판정할 수 있나.
“아니다. 어떤 쪽으로든 판정을 하려면 최소한 2개의 의미 있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 단, 사이언스지 논문에 나오는 유전자 마커와 비교했다면 그런 판정이 나올 수도 있겠다.”
―두 번째 분석에서도 결과가 같았나.
“1차 검사 결과를 넘겨준 뒤 얼마 후 다시 한번 검사를 의뢰받았는데 이때는 모두 판독이 불가능했다.”
―판독 불가능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유전자가 손상되는 등 샘플 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검체에 DNA가 극미량이거나 샘플이 안 좋으면 DNA가 붕괴될 수 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유전자 일치 여부를 판정할 수 있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것은 1개뿐이어서 직접 검사를 한 나도 (일치냐 불일치냐의) 판정이 불가능한데 다른 기관에서 판정을 하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
○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이윤성(李允聖) 교수
―PD수첩팀이 의뢰한 줄기세포 유전자 검사와 판독을 법의학교실에서 했나.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냥 느낌으로 생각해라.”
―판독 결과 판정 불가가 나올 수 있나.
“유전자가 없거나 검사 당사자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기계에 오류가 있거나 세포가 오염됐다면 판정 불가가 나올 수 있다.”
―동일한 샘플에 대해 3차례의 유전자 분석을 했는데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실험 방법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연구원의 타액이나 땀이 섞여 들어가는 등 샘플이 일반 체세포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줄기세포의 진위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PD수첩 측은 ‘불일치’ 판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PD수첩은 2번 줄기세포에 대한 불일치 판정은 유효하다고 말하지만) 3차례의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온 상황에서는 2번 줄기세포 자체가 정말 샘플에 포함됐는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