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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0일 오후 위독한 상태에 있던 장기수 정순택(84·사진) 씨의 재북 가족들에게 정 씨의 임종을 지켜보도록 남측 지역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 씨는 이날 저녁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사망했다.
통일부 양창석(楊昌錫) 홍보관리관은 이날 “오전 10시경 정 씨의 주치의로부터 패혈증 합병증으로 2, 3일을 넘기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오후 2시 전화통지문을 통해 정 씨의 재북 가족들에게 남측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전통문은 한완상(韓完相)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로 보내졌다.
양 홍보관리관은 “그러나 오늘 오후 6시 50분경 북측의 회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 씨가 지병인 췌장암과 패혈증으로 갑자기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씨의 재북 가족이 장례식에라도 참석할지가 주목된다.
충북 진천이 고향인 정 씨는 상공부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1949년 월북해 기술자격심사위원회 책임심사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1958년 남파된 뒤 간첩 혐의로 체포돼 1989년까지 31년 5개월을 복역했다.
그는 2000년 9월 단행된 비전향장기수 송환 때 전향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북한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북한에는 아내와 아들 4형제가 있다.
한편 현재 남한에는 28명의 비전향장기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