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동국대생들 강정구 교수 퇴출논란

입력 | 2005-08-04 15:49:00


최근 동국대학교 학생들 사이에 ‘6.25는 북한이 시도한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교수(사진)를 퇴출시키자는 주장이 제기돼 한바탕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일부 학생들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강정구 교수가 학교 망신 다 시킨다”며 ‘강정구 교수 퇴출 위원회’를 제안하자, 의견이 다른 학생들이 대거 가세해 찬반 논란을 벌인 것. 방학중임에도 4일 현재까지 동국대 게시판에는 400여건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열띤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객관적 사실’이라는 닉네임의 학생은 “6.25가 인민군에 의한 만행이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인데, 강교수는 너무나 왜곡된 논리를 펼친다”며 “자기의 논리를 위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인도철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라는 김모 학생은 “강 교수는 자유를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과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시든지 우리대학을 떠나 김일성대학으로 가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정구 교수 추방 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학생은 “강 교수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빨갱이가 아니라 왜곡되었던 역사적 사건을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가르치려는 학자”라며 “이제는 냉전도 끝났으니, 어떻게 하면 평화적으로 통일을 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우탑’은 “진리와 자유의 전당인 대학에서 교수가 쓴 한 편의 글을 가지고 교직에서 짜르라 말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며 “강 교수의 논리를 비판할 수는 있으나 퇴출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한 동국대 재학생은 웹진 ‘뉴라이트’(www.new-right.com)에 ‘강정구 교수님! 당신이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공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4학년인 최옥화 씨는 이 글에서 “통일 ‘그 자체’만 강조하는 강 교수의 가르침은 일부 학생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신분일 때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남한을 공산화로부터 지킨 유엔군을 오히려 인명살상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만경대 방명록’ 사건 이후 또다시 이런 이야기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교수를 보고 있노라면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제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최근 한 인터넷 매체에 실린 칼럼을 통해 “6.25는 통일 내전이며,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달 이내 끝났을 테고 살상과 파괴라는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강정구 교수님! 부끄럽습니다' 글 전문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