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곡으로 1급의 대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마추어 지휘자’ 길버트 카플란(사진)이 자신의 장기인 말러 교향곡 2번을 지휘한다. ‘서커스와 예술의 결합’으로 알려진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 팀이 애크러배틱 서커스 ‘디아볼로’를 들고 온다. 10월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문을 여는 성남아트센터 개관축제에 초청된 예술가들의 면면이다.
성남아트센터는 1805석의 대극장(오페라하우스)과 994석의 중극장(콘서트홀), 398석의 소극장을 갖춘 복합 공연문화공간. 12월 25일까지 두 달 넘게 열리는 개관 페스티벌에 40여 개의 푸짐한 프로그램이 차려진다.
클래식 분야에서 단연 눈에 띄는 개막행사는 10월 15일 오후 6시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카플란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이다. 미국의 유명 금융 저널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기관투자가)’의 발행인인 카플란은 40세가 될 때까지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인물. 그러나 ‘부활’ 교향곡을 듣고 전율에 휩싸인 것이 계기가 돼 독학으로 지휘를 공부해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위시한 세계 초1급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해 이 곡만을 연주해 왔다.
프랑스인들이 비제의 ‘카르멘’ 다음으로 좋아하지만 무대장치에 비용이 많이 들어 공연 기회가 적은 구노의 그랜드 오페라 ‘파우스트’도 11월 24∼27일 이 극장에서 공연된다. 바리톤계 최대의 급성장주로 꼽히는 독일의 마티아스 괴르네도 10월 22일 독창회를 갖는다.
애크러배틱 서커스 ‘디아볼로’는 1995년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서 최고 공연으로 선정된 작품. 계단 의자 사다리 같은 일상의 소품이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빙빙 돌며 인간관계와 삶의 부조리를 풍자한다. 무대 위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초대형 동화 책이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연출로 1999년 초연 이래 화제를 모아온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도 눈길을 끈다.
이종덕 성남문화재단 상임이사는 “개관 기념축제부터 한국 초연작 겸 성남만의 단독 공연을 여럿 유치해 기존 공연장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www.snart.or.kr) 참조. 031-729-56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