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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와인생산 佛 뮤엑스 사장 “와인은 와인일뿐”

입력 | 2005-06-13 03:09:00


‘꿈의 와인’ ‘전설의 와인’….

세계최고의 와인 ‘페트뤼스(Petrus)’에 붙는 찬사는 끝이 없다.

페트뤼스는 1878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고의 와인에 주는 황금 메달을 받은 이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꿈의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1996년산 1병의 가격이 무려 400만 원. 이 술을 마시는 건 와인 애호가들에게 큰 영광으로 여겨진다. 페트뤼스라는 이름은 초대교황인 베드로에서 유래됐다.

이 페트뤼스를 만드는 프랑스 장 피에르 뮤엑스사(社)의 크리스티앙 뮤엑스(사진) 사장이 9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와인 갈라디너에서 1996년산 페트뤼스, 1995년산 샤토 마그델렌(Chateau Magdelaine) 등 7종의 진귀한 와인을 선보였다.

10일 본보 기자와 만난 뮤엑스 사장은 59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게 젊어보였다. 비결을 묻자 그는 “매일 와인을 마셔서 그런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뮤엑스 사장이 하루에 먹는 와인은 1병에서 1병 반. 오전 5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한 뒤 소화가 다 끝난 오전 9시에 50가지 정도의 와인을 앞에 놓고 테스트한다고.

그는 “한국이 최근 와인 비즈니스에서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보르도에 총 8개의 와이너리(대규모 와인농장)를 보유하고 있는 뮤엑스사에서 생산하는 페트뤼스 와인은 1년에 4000상자(1상자는 12병). 이 가운데 30상자 정도가 한국에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

“대량생산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그는 “더 많은 돈을 버는 게 인생의 목적이 아니며 적게 생산하는 것이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했다.

뮤엑스 사장에게 “한국의 애호가들을 위해 와인을 즐기는 법을 알려달라”고 물었다. 그는 “스스로 느끼라”고 했다.

“전문가의 조언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맛을 보려고 하지 말고 마시는 즐거움을 느끼세요. 와인은 감상하는 작품이 아닙니다. 그저 와인일 뿐이죠.”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