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 엘바라데이 축출 포기한듯

입력 | 2005-06-10 03:08:00


미국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몰아내려던 시도를 포기하고 그의 3선 연임에 ‘조건부 지지’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엘바라데이 총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조건부 연임 지지’ 방침을 밝히고 IAEA와의 협력관계 복원 문제를 논의한다.

미국이 내건 조건은 이란 핵문제를 보다 단호하게 처리하라는 것.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던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란에 대해서도 미국의 요구만큼 강경 대응하지 않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반감을 사 왔다.

미국은 그동안 존 볼턴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유엔대사 내정자)의 주도로 새로운 사무총장 감을 물색해 왔다. 지난해 말엔 미 행정부가 엘바라데이 총장의 전화를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현재 IAEA 이사국 35개국 중 엘바라데이 총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13일 열리는 IAEA 이사회에서는 엘바라데이 총장의 연임이 만장일치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집트 외교관 출신의 국제변호사인 그는 1984년부터 IAEA의 법률고문 사무차장 등 고위직을 맡아 오다, 1997년 한스 블릭스 전 총장 후임으로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그의 두 번째 임기는 11월 말에 끝난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