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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연 의원 왜 與상임중앙위원직 사퇴했나

입력 | 2005-06-09 03:05:00

염의원 사퇴 회견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 기자실에서 당 상임중앙위원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염 의원은 4월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2위로 당선됐다. 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 염동연(廉東淵) 의원이 8일 당 상임중앙위원직을 전격 사퇴함에 따라 여권 내 권력 풍향계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측근이자 실세인 염 의원의 당직 사퇴가 몰고 올 여권 내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를 모르겠다”=염 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직 사퇴 회견문만 읽은 뒤 당사를 떠났다. 기자들의 추가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당은 어수선해졌다.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대단히 아쉽고도 안타깝다”며 침통한 표정을 보였을 뿐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기자회견 직후 박기춘(朴起春) 사무처장은 염 의원에게 “당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나. (당 상임중앙위원직을) 시작한 지 얼마 됐다고…”라며 사퇴를 만류했지만 그를 붙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재야파인 장영달(張永達) 상임중앙위원은 “당을 추스르고 나가야 할 입장인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판단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 실용파 지도부를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했던 유시민(柳時敏) 상임중앙위원도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 했다.

▽불만 토로냐, 승부수냐=염 의원의 당직 사퇴 배경을 놓고 당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난무했다.

우선 그의 사퇴 결심엔 4·30 재·보선 참패의 후유증과 각종 의혹 사건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조차 대통령 측근을 공격한 데 대한 불만과 자괴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의 사퇴를 ‘호남 정서’와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광주 전남 지역에서 반여(反與) 정서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돌파할 묘수가 없는 데 대해 호남 출신 실세인 염 의원의 무력감이 컸다는 후문이다.

그는 최근 지인들에게 “이제 열린우리당은 끝났다”고 한탄했다는 소문도 있다.

당-정-청 쇄신의 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정국 반전의 물꼬를 트려는 ‘승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지난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정국 타개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퇴를 당내 강경 개혁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는 사람도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주창한 자신에 대해 당내 개혁파 일부가 ‘검찰 사정설’을 확산시키며 음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쐐기를 박으려는 했다는 것. 그는 최근 들어 자신에 대한 사정설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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