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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공항 도착하니 인기 실감…프리미어 진출할 것”

입력 | 2005-02-11 16:19:00

2005년도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4경기 9골이라는 경이적인 골 세례로 한국팀의 우승을 이끈 박주영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을 향해, 오는 6월 참가할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의 선전을 다짐하는 화이팅을 하고 있다.[연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목표다”

박주영(20·고려대)이 빠른 시일 내에 유럽,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희망한다고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축구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청소년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카타르 친선축구대회와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의 많은 환영 인파를 접한 박주영은 국내에 일고 있는 ‘박주영 신드롬’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다. 공항에 오니 실감이 난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박주영은 해외 진출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잉글랜드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히 드러냈다. 박주영이 유럽리그 진출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연락이 온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없다고 밝혔다.

대표팀 차출에 대해서는 “현재 세계 청소년대회 4강 진출이라는 목표가 있어 대표팀 차출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뛰어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선수라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라며 월드컵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박주영은 이번 중동, 유럽 전지훈련 성과에 대해 “큰 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며 자신의 약점인 템포 조절 등 경기 운영 능력을 더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피로누적으로 연습 경기에 불참한 박주영은 “발목이 조금 좋지 않다”고 말했으나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해 팬들을 안심시켰다.

한편 청소년 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기술이나 슈팅 감각은 타고난 선수이고 이번에 체력과 경기 운영능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며 “앞으로 패스 정확도 등을 좀 더 길러야겠지만 어리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박감독은 “박주영의 대표팀 차출은 협회 관계자와 이야기 해봐야 할 문제”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박주영 팬클럽 회원들이 나와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박주영 응원가와 함께 그의 귀국을 환영했다. 팬클럽 회장인 한승기씨는 응원가가 담긴 CD를 직접 박주영에게 선물했다.

다음은 박주영 선수와의 일문일답

--이번 대회와 전지훈련을 통해 얻은 소득은.

▲무엇보다 팀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등 유럽팀을 상대로 자신감을 가졌다. 전지훈련은 재미있었고 한국에 없다는 사실과 집에 가고 싶다는 점을 빼면 나쁜 것은 없었다. 힘들지도 않았다. 건조한 곳에 가면 기관지가 예민해져 팀 닥터 선생님이 개인용 가습기를 줬다.

--국내에서는 박주영 신드롬이 일었는데. 실감이 나는가.

▲여기(공항에) 와서 보니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당황스럽고 부담된다. 지금당장은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 '잠수'탄다는 말 처럼(웃음). 작년 아시아선수권이후보다 훨씬 더 큰 관심을 팬들이 보여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내게는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열심히 운동할 수 있도록.

--이렇게 인기가 있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또 본인이 너무 튀면 다른 선수들이 싫어하지 않나.

▲인기 비결은 솔직히 모르겠다. 내가 튄다고 동료들이 싫어하는 건 전혀 없다.

우리 팀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팬과 취재진이 운동에 전념하도록 내버려두시면 더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

--남다른 골 감각을 자랑했는데 스스로 골 넣을 때 움직임이 어땠다고 느꼈나.

▲찬스에서 좀 더 편안하고 침착하게 그리고 욕심을 내지 않으니까 골이 잘 들어가더라. 경기에 대한 부담없이 꼭 넣어야겠다는 부담을 갖지 않고 한 게 오히려찬스가 많이 났다. 내가 넣은 골은 모두 좋았고 특히 친구들이 함께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딱 맞아 떨어져 들어간 것이라 더 좋았다.

--대표팀이 쿠웨이트전에서 이겼다. 대표팀에 당장 뽑아 올리라는 견해도 많은데.

▲당장 욕심이 나지는 않는다. 물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겠지만 지금은 (6월)세계청소년대회 4강이 가장 큰 목표다. 선수라면 당연히 월드컵에 뛰고 싶은 것 아닌가.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표팀이 쿠웨이트에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꼭 월드컵에나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번 전훈에서 발견된 부족한 점은.

▲아직 경기 운영능력이 부족하다. 이기고 있을 때의 템포 조절이나 지고 있을 때 흥분하지 않는 그런 면 말이다.

--현재 포지션(처진 스트라이커)에는 만족하나.

▲재미있는 자리다. 어떤 자리든 다 재미있지만 지금 포지션에 매력을 느낀다.

--체격이나 체력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체격은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하려면 (체중을) 좀 더 불려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갑자기 불리면 내 플레이를 하는 데 문제가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특히 하체근력운동에 신경을 쓴다. 대회 도중에는 몸이 무거워질까봐 하지 못했다. 몸싸움에서도 밀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월드컵대표팀과 청소년팀은 차이가 있을수 있다. 체력은 풀타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고 나름대로 자신있다.

--장래 목표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에도 말했지만 유럽 진출, 그중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내 목표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그 곳에서 배우고 싶다. 그 쪽에서 아직 제의를 받은 적은없다.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오지 않겠나.

--닮고 싶은 선수는.

▲선수가 아니라 닮고 싶은 스타일이 있다. 티에리 앙리(아스날)의 폭발적인 돌파와 결정력,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의 드리블, 패싱력이다. 스페인에 가서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직접 보니까 지단이 정말 즐기듯이 축구를 쉽게 쉽게 잘 하더라.

--골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말이 있는데.

▲내가 하고 싶고 감사드리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그건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 성격이 내성적인가. 축구를 안하면 뭘 주로 하나.

▲성격은 원래 그렇다. 잘 웃지 않는 스타일이다. 취미는 잠자기와 컴퓨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니다. 사이월드 등에 팬들의 글이 많이 올라왔는데 일일이 댓글을 달면 손가락이 부러질 것 같아 못하고 있다. IQ를 자꾸 물어보는데 중학교 때 기억나는 게 150이고 전교에서 제일 높았던 것 같다.

영종도=고영준 서중석 예스스포츠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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