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출판]‘역사 지도’ 책 속속 선보여… 한눈에 보는 역사 소개

입력 | 2004-09-19 19:02:00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으로 역사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사인식을 넓히는 방법의 하나로, 국내 역사학계의 미개척 분야인 ‘역사지도(Historical Atlas)’를 다룬 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역사서들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사건을 기술하는 종적인 것이었다면 역사지도는 여기에 횡적인 지리 공간을 더한 것이다. 통계 등 역사 자료를 통해 각 시대의 공간을 세밀히 들여다봄으로써 역사의 내용을 더 풍성하게 한다.》

최근 출간된 ‘아틀라스 한국사’(사계절)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통사를 183장의 지도와 93장의 사진, 통계를 이용한 46개의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 ‘지도로 읽는 한국사’다. 지도의 각종 데이터와 역사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통합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을 다루면서 일본군의 침략 경로를 지도로 그려 표시했다.

7월 말에는 ‘지도로 보는 한국역사’(수막새)가 나왔다. 이 책은 왼쪽 페이지에는 230여장의 한국사 관련 지도를 수록하고 오른쪽에는 그 시대에 대한 해설을 담았다.

이달 초에는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지도로 찾아가는 도시의 역사’를 펴냈다. 전주의 근대사, 도시계획, 풍수지리, 민간신앙 등을 지도와 함께 풀어냈다. 미시사적인 역사지도인 셈이다. 이전까지 한국 사학계에서 역사지도에 관한 연구는 중·고등학교의 ‘역사부도’를 빼면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따라서 역사지도를 연구하는 학자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외국은 방대한 역사지도 연구 성과를 쌓아왔다. 영국의 출판사인 ‘팩츠 온 파일’은 세계 각국 황제의 역사 등 거의 모든 역사적 테마에 대해 140여종의 역사지도를 출판했고 중국 정부의 ‘역사지도집’에는 삼국시대 위 촉 오 삼국의 군현까지 표시된 역사지도가 있다.

서울대 송기호 교수(역사학)는 “한국사학계는 어느 유적이 어디서 발견됐고 고대국가의 행정구역이 어딘지도 모른 채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연구가 진행됐다”며 “각 시대별로 한국사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역사지리적 고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