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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 2004]‘캐스팅보트’ 콜로라도

입력 | 2004-09-19 17:58:00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는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9명의 선거인단을 뽑는 콜로라도주 선거 결과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9명의 선거인단을 ‘승자 독식’의 기존 방식 대신 각 후보의 득표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콜로라도주 주민들의 주 헌법 개정 청원이 받아들여져 11월 2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투표에 부쳐지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게 돼 있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주 전체의 승자가 선거인단 2명을 차지하고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별로 승자가 선거인단 1명씩을 배정받는다.

‘콜로라도 구상’으로 불리는 이번 청원이 투표에서 통과돼 11월 대선부터 시행되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화당이 우세한 콜로라도주에서 현행 방식으로는 케리 후보가 1명의 선거인단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득표 비율로 배분하면 3, 4명의 선거인단을 배정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측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법률팀 관계자는 “만일 그것이 수적 (당선자 결정에) 의미가 있게 되면 후보나 콜로라도 주민이 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출신인 빌 오웬스 콜로라도 주지사도 선거인단제도 개정은 전국 무대에서 콜로라도주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청원을 지지하는 응답이 더 많았지만 주지사와 선거인단제도 개정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활발한 반대 운동을 시작한 만큼 11월 2일 투표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maypole@donga.com